섹시즘 - 남자들에 갇힌 여자
정해경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말'이란 것을 함으로써 동물과 구분이 되어진다고도 하지만 그 만큼 '말'이란 것은 의식하든 못하든 많은 것들을 그 안에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최우선적으로 '말'속에 담겨진 여성의 문제에 대해서 파해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런 생각없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많은 단어들과 실제 대화들이 얼마만큼이나 많은 편향적인 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지를 알게 되면 놀라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평등한 세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아무도 나서서 여성을 차별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언어와 그 언어가 표현하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 그리고 우리의 관습적이며 우리가 기반으로 삼고있는 가치관의 세계에서는 여성을 차별하고 있으며 순간적이며, 지속적으로 그리고 또한 강력하게 남성이 우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여성의 문제로만 생각이 들었지만, 그 외에 너무나 많은 사회의 문제들과 문화속에서 우리의 말은 무의식적이나마 일방적이고 편중된 사고방식을 지속적으로 주입하고 교육하고 있는 것입니다. 책 안에서는 '외교적'인 용어로 뒤바뀌어 버린 미군에 의해 무고하게 숨진 두 여중생의 이야기도 나오고, '살색'이란 색깔 이름인 '황갈색'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살색'이라는 것처럼 아무런 거부감없이 사용되었던 단어마저도 우리의 틀이 커질수록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죠.

이 책은 '여성'에 대한 문제를 중심으로 '말'에 대한 마술과도 같고, 나쁘게 보면 '말꼬리 잡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실들에 대해서 세세하게도 잘 다루어놓았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사고하는 방식에 대해서 우리가 향유하는 문화에 대해서 지속적이면서도 세세하게 되짚어 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한 역할을 해나가는데 있어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