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 

이른 새벽 눈 뜨자마자부터 혼란스러웠다. 

어제 이만 겨우 닦고 잤다. 

아이 감기 약 먹이고, 이 닦이고, 샤워시키고, 기도해 주고, 성경얘기 해 주다 내가 먼저 잠든 것 같다. 

새벽 4:30, 찜찜함 속에 알람소리를 듣고 껐다. 

괜히 새벽기도 후 만나자는 약속을 한 것 같았다. 

가서 나쁠거야 없겠지만 낮에 할 일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이럴수록 기도하라고 하셨는데... 

준비하고 출발하려는데 약속한 그 사람도 지금 일어나 새벽기도 못 온다고 문자가 왔다. 

할렐루야!? 

1시간 늦춰 만나 7:00에 있는 조찬모임에 같이 가기로 했다. 

덕분에 이걸 쓰고 자빠졌다. 

12시에 한 고객을 만나기로 했다. 

설득자료와 청약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오후엔 처남을 만나 자동차보험과 가족통합실손보험 청약을 받아야 한다. 

그를 위해 서류와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어제 미리 좀 하지... 

어제 파주 다녀왔다. 

친구가 완구도매상을 열어서 인사 겸 매출 올려주고 왔다. 

뽀로로 퍼즐과 레고를 사왔는데 이 레고가 결국 내 일이 될 줄 알았다. 

근데, 이 레고 상당히 재밌다. 

다른 시리즈 또 사러 갈까 한다. 

아들과 진지하게 무언가 함께해서 멋진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게 근사하다. 

그 와중에 집엔 귀한 손님이 와 계셨다. 

One of my major customers. 

게다가 어젯밤엔 오후에 한 약속을 번복했다. 

월요일 오후 골프를 치러 가기로 했는데 도저히 출산직후 몸조리 중인 아내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지난 1월, 골프모임을 탈퇴하든 가정을 탈퇴하든 양자책일하라는 강요를 받은 전과가 있는 몸이다. 

이런 어제와 오늘의 사이에 이 새벽이 끼어있다. 

남사당패에서 줄타는 기분이다. 

태풍의 눈 속 생활이 이어지는 듯하다. 

그저 혼란 속에 다행을 누리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좌충우돌하고 있다. 

다 내가 한 약속이고, 내가 만든 환경이다. 

그렇다 보니 핑계도, 하소연도 할 데가 없다. 

이것이 인생이다. 

나로 말미암아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삶은 힘겨움이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하신 예수님께 복잡한 내 삶을 아뢰고 싶다. 

그 분의 지혜와 용기를 본받고 싶다. 

아니,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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