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 - 상위 1%의 독주를 멈추게 하는 법
로버트 라이시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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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정치는 확실히 "이념"이상으로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라이시의 예측으로 차후 미국의 최대 정치적 분열은 좌파와 우파 간 대립이 아니라

소수의 비근로부유층과 다수의 근로빈곤층 사이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좌파와 우파, 신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등 우아하게 이념으로 포장하여 구분한 것이 아니라,

'문제는 오로지 돈'이라고 하는 것 같아 통쾌한 감이 있다.


자본주의 국가의 문제들에 대하여 로버트 라이시가 분석한 원인은 결국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부유층이 경제력을 무기로 정치에 영향을 미쳐서

운동장의 규칙을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바꿔왔기 때문에 기울어지게 된 것이다.

정치적 분열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개념인 대항세력을 다시 결성하여

그 규칙을 바꾸거나 새로운 규칙을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책에 나와있는 내용들로만 고려해 볼때 이 방법도 별로 신통치는 않다.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이 로비활동과 선거자금에 휘둘리는것이 책에 의하면 둘 다 돈 문제다.  

돈 많은 사람들이 로비를, "돈"을 가지고 활동할 "시간"이 있다고 한다.

현재 근로자들은 임금이 낮아 생계를 위해 초과근로를 하다보니 시간이 없고 당연히 돈도 없다.

대항세력이 형성 또는 결집될 수 있는 상황이 절대적으로 될 수 없다는 데에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로버트 라이시는 대항세력이 할 수 있는 "일"을 열거하기는 했으나

이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에 대하여는 정치자들의 의무를 피해가는 듯한 변명도 한다.

정부기관을 감시할 수 있는 공무원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쓰면서도 정부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던가,

정치인들이 개인의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은 합리적인 자유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한다든가,

(그러면서도 동시에 미국 법정이 부패의 정의를 너무 좁게 해석한다고 쓰기도 했다.)

중산층 쇠퇴의 원인을 중산층 자신들에게 지운다든가(적은 급여 합의, 노조 소멸) 하는 식으로 말이다.

사회안정에의 진정성이 있는 정치가들이 부자들과 협상해야 할 최소한의 안건은 적어도 달성해 놓고

대중들에게 결집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은 근로자들이 결집할 수 있는 "시간"의 확보이다.


구체적인 방법에 접근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을 하기는 하지만,

원리원칙에서 너무 멀어져 정돈되지 않은 논리전개는 그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한다.

반면 부의 상향 분배가 어떤 식으로 발생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것과

어느 부분에서 제약을 걸어야하는가 전략을 짚은 점은 독자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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