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바 바베 역사 인물 찾기 12
칼린디 지음, 김문호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전기나 자서전을 읽는 것은 별로 내켜하지 않는다.

선전-광고같은 느낌이 나는 종류의 책들을 피하게 만든다.

잘은 몰라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같은 종류를 읽으면 닭살이 돋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평론]에 광고되는 책이여서 또 공짜로 얻은거여서 읽게된 이책은

내게 종교와 신앙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종교는 구속이요 신앙은 자유다. 종교는 제도요 신앙은 믿음이다. 종교는 약속이요 신앙은 사랑이다.

그리고 이성과 감성의 조화는 바로 이래야 하는 거다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바베는 신앙심 깊은 사람이었지만 종교를 절대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신한테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무언가에 깊은 신앙심을 가졌을 뿐이었다.

또한 종교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벽을 쌓거나 적대적이 아니었다.

어렸을때부터 그는 어머니로부터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들을 공경해야 한다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종교를 공부했고 모든 종교를 존중했다.

스스로를 변덕장이라고 하면서 상대방이 논리적 이성적으로 자신을 설득시키고 그 이념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자기는 이런 저런 말에도 귀를 기울이고 이렇게 저렇게 변할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신앙심이 깊으면서도 그는 감정이나 동정같은 것을 값싸게 표출하지 않는 점잖은 인물이었다.

예를 들면 그는 스스로가 무딘 사람이라 누가 병이 들어도 별 느낌이 없다고 고백한다.

대신 공동체를 위한 자비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이 자신의 생명의 끝이라고 얘기한다.

(이런 점에서 나는 평소에 내가 결정짓지 못하던 문제에 대해 답을 얻기도 했다.)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을 공경하고 사랑하여 토지헌납운동의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지만

그는 대중과 조직을 싫어했고 개인주의적인 사람이었다.

아마도 대중과 조직이 하느님의 피조물과는 거리가 먼 개념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순결과 사상의 건강함과 자비등은 개념없는 정서만 깃든 무한한 사랑의 발현은 아니다.

그의 생각, 말, 행동, 글에서는 타고난것 같은 현명함이 진하게 베어있어서

그가 마주하게 되는 모든 것들에 대한 통찰력은 정확하고 뛰어났다.


나는 이 책을 전기나 자서전이라기 보다는 일기를 읽은 것 같은 편안함과 친숙함을 느낀다.

어떤 한 인간을 만난 것 같이 말이다. 어떤 좋은 사람을...

그런 좋은 느낌과 더불어 동시에 슬프기도 하다.

이런 사람들은 흘러간 역사 속에 혹은 장소적으로 먼 곳에 .... 즉 내 가까이에 있지 않은 것이다.

또 한가지 슬픈게 있다.

비노바 바베가 한국에 있었다면 인도에서와 같은 업적과 성과를 올릴수 있었을까 그만큼 존경받을 수 있었을까를 생각하니 한국이 더 암담한 사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하간에 책을 덮으면서 더러워진 머리와 마음을 청소하는 느낌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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