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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바토피아를 넘어서
피에르 부르디외 외 지음, 최연구 옮김 / 백의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좋은게 좋은 것"은 나쁜것이다.
자신있게 말하건데, 누군가가 당신에게 농담할 때가 아니라
어떤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타협하는 때에 저런 말을 꺼내면서
악수하고 마무리 지으면 마음 속에 뭔가 찝찝한 앙금이 남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근대가 지나면서 사람들은 "엄격함"이라는 단어를 싸구려로 취급해왔다.
구닥다리를 부여잡고 늘어져 발전을 저해하는 종류의 것으로 분류해왔다.
더불어 "엄격함"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급진적인 과격함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
프리바토피아 - 사유화의 유토피아가 낳은 사회의 여러가지 폐해를
다양한 각도에서 파헤치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해한 방향은 "지킬 것은 지키자"는 엄격함이다.
p195
전통적 노동운동이 보여주는 국가주의적, 나아가 민족주의적 특성과 단절해야 한다.
또한 비판적 사고와 행위를 폄하하며, 사회적 합의를 너무 추켜세우는 통에
노동운동가들이 피지배자들로부터 복종을 얻어내려는 정책에 대한 책임을 나눠지려고 나서게 할 정도인,
타협적 사고와 단절해야 한다.
'세계화"의 필연성과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임을 감추려 할 때 애용하는)
금융시장의 영향력에 관한 언론과 정치권의 담론이 부추기고 있는 경제적 숙명론,
그리고 주요 사항에 있어서 보수당 정부의 정책을 연장하거나 갱신함으로써
이러한 정책을 유일한 가능성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사회민주주의 정부의 작업이 부추기고 있는 경제적 숙명론과도 단절해야 한다.
또 부당한 근로계약서의 뻣뻣한 요구사항들을 "유연성"이라는 포장을 가리기에 능한 신자유주의와 단절해야 한다.
고용주 측의 주장을 강화하는 규제완화 조치를
진정한 사회정책이 낳은 눈부신 업적으로 내세우려는 정부의 "사회적 자유주의"와도 단절해야 한다.
이런 과격함이 정당한 이유는 아래의 가치를 지키려는 엄격함때문이다.
p227
전지구적으로 새로운 의식을 증진하기 위한 최우선 조건은,
경제적 이익만을 고려하는 자본주의적 가치평가가 정신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형편없이 깎아내리는 가치체계를 다시 부상시킬 수 잇는 집단적 능력을 갖는 것이다.
삶의 기쁨, 연대의식, 타인에게 베푸는 인정등 사라져가고 있는 감정들은
보호하고 생기를 불어넣고 여러가지 새로운 방향으로 재추진해야 할 감정들로 간주되어야 한다.
"합의된 제도와 절차를 따르라"고 매장 점거자들을 비난했던 친구에게 내가 한말은,
"난 믿어지지 않아. 국민소득 2만불인 시대에도 저임금에 항의하는 노동운동이 계속되고 있다니."였다.
21세기가 되면 "노동권"의 뜻이
'생계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돈을 벌기위해 노동할 권리'라는 의미대신
'자기가 원한다면 어느 분야에서든 자원활동 노동을 할 권리'같은 것으로 바뀔 줄 알았다.
는 것은 역시 지나친 뻥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