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종결자라는 알라딘의 이벤트가 있다. (http://aladin.kr/e/l101222_mobile_event)
1등 상품 아이패드로 걸어 놓고 모바일 구매왕에게 주는 행사인데 매일 실적집계순위를 보여줌으로써 고객들이 서로 경쟁하게 만드는 이벤트다.
처음엔 괜찮은 경품에 눈이 갔는데 진행방식을 보고는 관둬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건 고객입장에서 최악에 가까운 방식의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자본주의적이란 비판은 하지 않겠다. 내가 뭐 경품에 초연한 사람도 아니고 주면 감사히 받는 그저 그런 인간이니까. 그래도 두 가지 정도는 지적하고 싶다.
우선, 구매왕이 되도록 경쟁하게 만든 체계. 뭐, 다들 쿨하게 책이 필요하면 사고 필요없으면 안사고 하면 좋은데, 사실 그렇게 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고가의 경품을 최다구매순으로 주는데다가 매일 실적을 집계발표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구매 경쟁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거 예전에 비슷한 거(질문에 답변을 달고 포인트를 쌓는 경쟁) 해봤는데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즉, 이벤트 참여가 고객의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는 별로 바람직 하지 않은 방식이라는거다. 매출이 올라가면 알라딘은 좋겠지만 상위권의 구매실적이 어느수준을 넘어서면 사실 다른 사람들은 이벤트 참여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아예 포기한다. 때문에 구매 유인효과조차 중간에 사라진다. 극단적으로는 1등을 다투는 한 두 명만 이벤트의 의미있는(?) 참여자가 될수도 있다는 이야기.
둘째, 경품의 부적절성. 요새 인기있는 아이패드 경품 내놓은데가 어디 한 둘이겠냐마는, 스마트 기기 체험 이벤트에서 스마트기기를 경품으로 주다니... 뭐 받아서 두 개 되면 하나 팔아치우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바로 그 이유때문에 이벤트가 치킨게임이 될 가능성도 생긴다. 1등되면 아이패드 팔아서 과다한 지출을 회복하면 되니까.(물론 치킨게임의 패자는 피박이겠지만) 역시 아름다운 결과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스트레스 견뎌가며 다른 고객과 경쟁할 준비가 안되었거나, 단체대량구매같은 걸 할 위치의 사람이 아니라면 아예 관심을 끊는게 좋을 이벤트라는 것. 모바일이나 태블릿PC등을 통한 알리딘 체험을 확산시키는게 목적이었다면 다른 방식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예를 들면 모바일로만 검색되거나 체험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판다던가 그런... 뭐, 적절한 이벤트 내용이 전혀 없는건 아니다. 체험 후기만 써도 추첨으로 적립금을 준다니까 그에 대해선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나도 체험 후기를 썼다.)
이상은 (당연히)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고, 또 보통 이벤트라는 것은 마케팅 전문가들이 고민해서 진행하는 것이니만큼 나의 생각이 단순하고 편견에 찬 의견일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고객이 전문가적 판단을 해야할 의무는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내 의견은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