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가게 돼서 너무 기뻐요"

이게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많은 남자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소감으로 하는 말이다. 

금메달 축하의 말이 마음으로부터 나오다가 그만 입에서 버럭소리로 바뀌어 튀어 나온다.  

"이 자식들아, 운동하느라 다른 생각 못하고 살아온 것은 알겠지만 인간으로써 최소한의 염치는 좀 있어야 하지 않겠니? 군대가는 다른 애들은 그 소리 듣고 무슨 생각이 들겠니?  군대가는게 벌 받는 것도 아니고 너희같은 예외상황을 빼고는 다녀오는게 일반적인데 안가서 좋다고 기자와 카메라 앞에서 방방 뛰는건 사람이 할 짓은 아니야~~!" 

이건 이명박이 시장에가서 가식적이나마 아줌마 손잡고 눈물 흘려주는 것만도 못한 짓이다. 그렇게 욕얻어먹는 대통령도 카메라 앞에선 자기보다 못한 사람 위하는 척 눈물을 흘린다만.... 에휴, 아니다. 내가 예를 잘못들었다. 정치인이야 가식으로 메달따는 사람들이니 그들의 주종목 실력으로 국가대표선수의 솔직함을 판단하면 안되겠지.

그래도 참... 아쉽다.  국가는 최상위 깡패집단이요, 착취조직이라고 해도 너희들은 아나키스트가 아니라 국가대표로 나간건데 "사리사욕을 채워서 기뻐요"라는 소감이라니, 이건 자식 놈이 "엄마 아빠가 부자라서 자랑스러워요"라고 하는거나 마찬가지인듯..

세상이 너무 솔직해 지고 있는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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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11-2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동생은 어린 시절, 군대 가기 싫어서 소원이 '통일'이던 녀석이었지요.

뭐, 귀여운데요. ㅎㅎㅎ

귀를기울이면 2010-11-23 00:41   좋아요 0 | URL
귀엽다는 말씀에 한 번 더 생각해 보니 제가 이제 좀 나이가 들어가나 싶네요. 고리타분한 소리를 하는건 아닌가 하는...

하이드 2010-11-23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성년도 아니고, 어른이라면.. 인터뷰에서 가뜩이나 예민한 군대 문제인데, 실수했네요. 코치들은 운동만 가르치지말고, 저런 것도 좀 가르치지 말입니다.


귀를기울이면 2010-11-23 08:18   좋아요 0 | URL
군대문제도 예민하지만 국가대항전의 '국대'자체가 총 대신 스포츠로 싸우는 대리전쟁의 군인들인데 저런 개인적인 득실에 대한 이야기만 하니 용병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귀를기울이면 2010-11-2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 늦게 이 글을 썼는데 오늘 오후 연평도 폭격 사건이 터졌습니다. 군인 한 명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제 글의 대상이 됐던 선수들에게 일말의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슬픈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루체오페르 2010-11-24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대...평화를 위해 무력이 필요한 세상이 인간세상이라는게 마음 아픕니다.

귀를기울이면 2010-11-24 08:34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견물생심'과 통하지 않나 싶어요. 모두가 성인군자가 아닌한은 억지력이 필요한듯... 그런데 휴전선 근처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배층들의 정략적인 놀음에 죽어나가는 꼴이니 더더욱 안타깝습니다.

BRINY 2010-11-2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념이 있냐?라고 묻기전에 그 선수들의 마음, 이해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