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가 쏘옥 사라지고, 아름다운 가을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오는 9월.
청명한 가을하늘이 울려주는 묵직하지만 청량한 울림이 하루종일 귓전을 맴도는 9월.
풍성한 한가위속에 은은한 달빛아래서 느끼는 운치가 기대되는 넉넉하고 풍성한 달.
저는 추석보다는 한가위로 부르는것이 왠지 더 좋아요!
한국인의 최고의 명절인 설보다는 햅쌀, 햇과일이 풍성한 한가위가 저는 더 좋네요.
한가위에 먹어야 제맛인 송편을 먹을수 있는 이유도 있구요!
어떤 송편을 좋아하시는지요?
저는 콩(동부)송편을 좋아해요^^
옆지기는 깨송편을 좋아하구요^^
저희 아이들은 동부송편이나 깨송편을 둘다 즐기니 골고루 닮았나봐요^^
며칠있으면 추석이네요.
예전부터 추석이 되면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송편을 빚었어요!
사실 온가족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할머니엄마언니여동생등등 여자들만요~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누가 더 예쁘게 빚나 옆도 힐긋힐긋 쳐다보고 채반에 빚어놓은 송편 일일히 비교하며 즐거운 경쟁도 했었죠.
할머니는 항상 말씀하셨어요.
시집가서 첫딸 낳으면 제 딸이 제일 이쁠거라구요!
그만큼 저는 송편을 이쁘게 빚었답니다.
근데 아쉽게도 아들만 셋이예요...........이쁜딸은 구경도 못했네요..가혹한 운명! ㅋ
요즘 명절풍경은 예전과 많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건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의 얼굴을
맞이하는 흐뭇하고 들뜬 마음일겁니다.
이번 한가위에 어여쁜 송편이나 못생긴 송편 빚으시나요?
또다른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감발달에 최고인 송편빚기,
송편반죽에 쑥, 치자, 오미자,백년초색으로 물들여 오색빛깔 송편빚기 어렵지만 도전해보고 싶어요^^
큰아이가 그러더라구요.
왜 "1년 열두달 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냐구요.
그래서 이렇게 말해주었답니다.
"추수를 감사하는 차례를 지내고, 맛있는 음식을 가족이나 이웃과 다정하게 나누어 먹으며 하루를 신나게
보낼수 있으니까,예전엔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도 이날만큼은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보낼수있었거든"
아이의 물음에 과연 엄마의 대답이 괜찮았을까요?
한가위에 대한 재미있는 추억이 덜한 아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의 풍경을 자세히
보여주는 그림책을 저희아이들은 참 좋아합니다.
오늘 보니 <솔이의 추석 이야기>는 큰아이 5살때부터 추석이면 어김없이 아이가 곁에두고 며칠을 읽던 책이라서그런지
많이 너덜너덜해졌네요..큰아이는 특히 이억배선생님의 그림을 좋아하는 것같아요.
이 세권의 책을 11살인데도 아직도 이삼일에 한번씩 들여다봐요.....ㅋ
<분홍토끼의 추석>는 달나라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던
토끼가 들려주는 추석이야기라그런지 무척 친근해요.
<철부지 형제의 제사상차리기>는
시대가 변해도 제사의 의미를 소중히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에 정성껏 읽어주고 있구요.
이 책은 올 한가위에 함께 읽으려고 구입해두었어요..
그림들이 풍성해서
내일 짜잔하고 꺼내주면 아마도 무척 좋아할거예요.
특별한 날을 그 누구보다 좋아하는 큰아이의 말을 빌리자면,
한가위는
자기가 좋아하는 보름달에게 소원도 빌수있고, 예쁜한복과 맛있는 송편, 그리고 조상들께 지내는 차례가
그렇게 따뜻할수가 없다네요....며칠전부터 큰아이 작은아이 모두 보름달에 빌 소원을 열심히 정하는 중이예요.
너무 소원이 많아 딱 한가지만 고르기가 참 어렵다면서......ㅋ
요렇게 이쁜 아이들과 달리 사실....저는.......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린답니다.
맏며느리거든요....
한가위는
아침부터 밤까지 음식만들어 음식차리고 설거지하는날.
한가위를 보내고 나면 '뼈가 녹아나는것같아'라고 느낀적도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그래도..............한가위니까........올해도 기쁜마음으로......보낼려구요.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구요. 보름달처럼 마음도 풍성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