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둘러보다가 요책을 발견~~ 꺼이꺼이 주책맞게 눈물이 나려는 걸 간신히 틀어 막았다. 

 

 진짜 사람, 진짜 요리가 생각나게 한다. 

갈수록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외래음식의 홍수 속에서 어머니들이 마음으로 차려주시는 소박한 소반 위의 밥과 반찬. 너무나도 그리운 그 밥상. 그러나 아무도 더 이상 차려주지 않을 것 같은 막막한 그리움이라는 글에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지은이 양희은의 한마디 말 중에서 인상깊은 구절이다.

   
   이 책에는 일반적인 요리책에 등장하는 현대적인 계량법은 없다. 그렇게 하면 시골밥상의 맛이 안 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레서피를 내세우지도 않는다. 무엇이든 무조건 그 댁 어머님 식을 따라 하면서 배웠다. 눈대중과 맛보기.
“싱거운 건 고쳐도 짠 건 못 고쳐!” 하시면
“예, 예, 어머니.” 하면서 조금씩 간을 더했다.
그래도 몇 십 년-거의 반 백 년은 다 넘으셨다- 경력의 고수들이시라
“고마안!” 하시면 양념이며 간이 그렇게 맞아떨어질 수가 없었다. 대단하지 않은가?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가슴 찡하고 애틋한 자식 사랑은 기본이라서 어머님들은 늘 우리를 예뻐해주셨다.
“이렇게 와주시니 사람 사는 집 같아 좋네.”
“재미졌어!!”
“훈기가 돌아.”
“좋아, 좋아. 언제 또 올껴?”
고즈넉한 일상을 깨뜨리는 우리들의 어수선함을 활기차다고, 마음을 열고 받아주셨다.
척박한 살림살이. 자식들 한입이라도 속 든든하게 거두어 먹이려 애쓰신 그 사랑이 있어 우리가 이렇게 어머니, 아버지 키보다 더 크게 자랐다.
 
   

나에게도

시골밥상을 차려주시며 ' 아이고 먹을거라고는 김치랑 나물밖에 없는데.....니 입맛에 맞을라나?'  

라고 머리쓰다듬으시며 수저 쥐어시던 외할머니가 계셨었다......

30여년전 외할머니가 나에게 하시던 말씀, 그 살가운 몸짓을...지금은 우리 엄마가 우리 아이들에게 하신다. 

30여년전 난 외할머니가 차려주시는 소박한 밥상 앞에서 김치랑 나물뿐이어도 진수성찬 부럽다 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먹었고, 

지금은 기특하게도 내 아이들이 외할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상은 웰빙이라고, 먹으면 키많이 크는 음식들이라고 

좋아하면서 먹는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여름이 되면 외할머니와 엄마가 해주시던 열무김치에 국수말아먹고, 보리밥에 상추뜯어 열무보리비빔밥 비벼 먹고 싶고, 

노각무침, 호박부침개, 오이소박이,부추미나리무침, 오이냉국, 알감자조림,무생채가  너무 그리워서 

내가 차린 밥상앞에서 눈물만 나 가만히 수저를 놓는적도 있다~~내가 하면 그맛이 도대체 왜 안나니!! 

내가 차린 밥상에는 그 추억과 큰 사랑과 그 분들의 따뜻하고 푸근한 마음과 손맛이 없는 밥상이라서 그렇겠지 싶다.. 

당장 엄마한테 전화해서 이것들이 모두 다 먹고 싶다고,,,, 다음주에 꼭 갈테니 그때 꼭 해달라고~~ 해야겠다... 

엄마 보고싶어~~ 엄마의 그 투박한 손으로 차린 그 밥상도 그립고~~~내 핏속에 흐르는 그 손맛을 찾아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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