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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로지 프로젝트
그레임 심시언 지음, 송경아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1월
평점 :
간략하게 말하자면...
‘로지 프로젝트’는 컴퓨터 과학자가 쓴 소설로 그 장점과 한계가 둘 다 보이는 느낌입니다.
소설의 주인공 돈 틸먼은 무슨무슨 증후군으로 굳이 이름 붙이지 않아도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융통성 없고 강박적인 이상한 사람이지만 이상하게 밉지는 않습니다.
(옷을 이상하게 입는다지만 그레고리 펙을 닮은 외모와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 덕분?)
어쨌거나 틸먼의 시점에서 소설이 전개되기 때문에 흥미를 유발합니다.
보통 사람인 저로서는 알 길이 없는 이런 특이한 사람들의 내면과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동기들이 무척 재미있었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도 웃음이 터지게 만듭니다.
배울 점도 있습니다.
매일 뭐 먹을까란 고민이 그날 고민의 전부를 차지하는 사람으로서
표준 식사 시스템이란 것을 당장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양념으로 들어간 아버지 프로젝트가 로지 프로젝트로 이어지면서
사랑에 빠지고 거절하고 그런 과정들에서 이해가 잘 안 가기 시작합니다.
돈 틸먼이 번호까지 달아가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만
번역의 한계인지 문화의 차이인지 소설가의 묘사의 한계인지…
같은 여자인데도 로지가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 내 안의 잠자고 있는 로맨스를 깨우고 싶다!
- 대체 왜 연애가 필요한지 이해할 수가 없는 초식남, 초식녀
- 지금 이대로의 닫힌 세계가 좋고 편한 철벽남, 철벽녀
- 조금 특이한 로맨스 소설이 보고 싶은 사람
그러나 이런 사람들에게는 비추합니다.
- 감정 분석에 거부감 있는 사람
- 공대 용어가 낯설고 잘 이해가 안 가는 사람
- 명쾌하지 않은 관계가 답답한 사람
"이봐요, 당신은 항상 스케줄을 짜서 시간을 낭비하는 법이 없죠, 그렇죠?"
"옳아요."
"그런 당신이 나와 이틀을 함께하기로 약속했어요. 만약 당신이 꼭 닫힌 자세로 있는다면 당신 인생에서 이틀을 낭비하는 거예요. 누군가가 당신을 위해 흥분되고 생산적이고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는 이틀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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