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D-6 SciFan 16
위즈덤커넥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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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항로 중심지의 호텔 폭파 음모를 알게 된 두 주인공들이 폭파 6시간 전부터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나름 반전도 있는데 이건 나와 안 맞는 SF 같다. 상상력 부족인지 당췌 머리에 그려지지 않아서 ㅠㅠ 다 읽고도 뭔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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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곧 마흔, 자전거를 타고 시간 변경선에 서다
양금용 지음 / FKI미디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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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 다섯 개는 책이 아니라 저자 양금용 아저씨에게 드리는 거.


2. 숙소를 정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을 해본 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더라... 나이 좀 들고 돈도 궁하지 않고 뭣보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여행 계획을 짜고 호텔을 예약하고 차를 렌트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되도록이면 미리 세운 일정대로 여행을 했다. 예측 가능함에서 오는 안도감을 선호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3. 장거리 라이딩은 많이 뛰어봤고, 하루가 넘는 라이딩도 해봤지만 언제나 자전거를 차에 싣고 가서 예정된 숙소로 되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올해 숙소를 정하지 않고 기차를 타고 갔다가 모젤 강을 따라 자전거로 되돌아오는 4박? 5박? 여행을 생각중이다. 떠나면 오직 자전거로만 되돌아와야 하는 여행. 하루에 얼마나 뛸 수 있을지 몰라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몰라서 숙소도 정하지 않기로 했다. 같은 값이면 더 좋은 숙소에서 보내고픈 가성비 지상주의에서 오는 아늑함을 버리자니 불안하다. 


5. 요즘 프랑스에선 배터리 달린 전기자전거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난 자전거의 정직함이 좋다. 이 책의 저자와 마찬가지로 내 다리가 동력이 된다는 점이 좋다. 내가 구르면 나가고 아니면 멈춘다는 점, 오로지 내 체력과 의지와 끈기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이동수단이란 점이 좋다. 인생지사 새옹지마 같기도 하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희망을 주기도 하고, 기분좋게 내려갔으면 반드시 힘들게 올라와야 하고, 힘들게 올라가면 내리막길이라는 보상을 주는 자전거길도 좋다.


6. 진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개고생 이야기다. 자연 재해 같은 위험천만한 고비도 많다. 아무리 자전거가 좋아도 이런 고생은 하기 싫어란 말이 절로 나오는데. 그 넓디넓은 미국땅을 자전거로 횡단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그런데 그걸 걸어서 횡단하는 이들도 나온다. 무슨 의미를 찾으랴. 도전이고 그걸 이뤘다는데 의미가 있고 꿈을 이뤘다는 게 중요하지. 사진마다 하나같이 활짝 웃는 얼굴이 정말 보기 좋았다. 아저씨 혼자 힘으로 해낸 걸까? 자전거를 달리게 한 힘은 아저씨에게서 나왔지만 그 길을 끝까지 가게 한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몇 번씩 마주친 횡단 친구, 반갑게 인사하며 격려해준 사람들, 물이나 먹을 걸 챙겨준 사람들, 고생한다고 돈도 안 받으려고 한 식당 주인들, 조심하라며 날씨 예고해준 사람들.. 하나 하나 보면 사소한 도움일지라도 그게 쌓여 무사히 5천 킬로미터가 넘는 여정을 마치게 해주었다. 나도 양옆에 짐 싣고 무거운 자전거 구르며 여행하는 사람들 보면 작은 격려라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7. 여행기, 여행 에세이는 사지 않는 편이다. 여행 정보를 얻기엔 너무 주관적이라 부족하고. 그렇다고 문학적인 경험을 얻기에는 글솜씨가 다 고만고만하다고 생각을 해서. 하지만 도전기는 자극이 된다. 이분이 좋았던 점은 정말 많지만, 25만원짜리 자전거를 더없이 소중하게 애칭까지 붙여주며 다루었던 점이 정말 좋았다. 자전거 횡단이라고 해서 엄청 좋은 자전거 탔겠지 싶었는데 매일 자출하며 타던, 5년간 함께 해온 자전거를 가져가셨고 고치며 또 고치며 타신 걸 보고 감동했다. 아저씨 정말 멋졌어요.

간혹 사람들은 내게 자전거를 왜 그리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그때마다 나는 늘 `진정성`이라고 대답한다. 자전거에게 유일한 동력은 내 두 다리이다. 내가 두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자전거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으며,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없다. 내가 힘을 들여 페달을 밟아야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가고, 땀을 흘려 달린 만큼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 한 치의 거짓말도 못하는 정직함과 내 노력의 가치에 정확하게 보답하는 진정성이 바로 내가 자전거에 매료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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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온우주 단편선 1
곽재식 지음 / 온우주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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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애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달달한 시기를 꼽자면, "오늘부터 우리 사귀는 거야."라고 말하기 전, 서로의 마음을 분명하게 확인하기 전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라고 하기엔 더 가깝고, "둘이 사귀어?" "에이, 우린 그런 사이 아니에요."라고 답하는. 그래도 보고 싶고 함께 있으면 좋고 편하고. 가끔 '혹시 얘가 날 좋아하나?' 생각하지만 '설마, 아니겠지. 그럴리가.'하는 사이. 하지만 이 사람과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그러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는... 그런 애매한 관계가 조금씩 조금씩 사랑에 물들어가는 시기.

곽재식 작가는 그런 달달한 시기를 정말 잘 그려낸다. 특히 공돌이의 사랑을. 남녀 관계만이 아니라 부모 자식간의 관계도 그렇다. 어머니를, 딸을 사랑하는구나.. 깨달음이 오는 명료한 순간. 하지만 고백해서 관계를 만들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를 갖춘 사람들의 이야기.


2. 5편의 중단편이 실려있다. 굳이 장르를 묶자면 판타지다. 그건 몇몇 설정들 때문이지 허무맹랑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내가 겪었을 수도 있고. 재미있다. 재치있어서 웃음이 터지고, 발랄해서 유쾌하다. 디테일 깨알 같아서 감탄이 나오고. 잔잔하고 따뜻하고 감동적인데다 술술 쉽게 읽힌다. 이렇게 온갖 미덕을 갖춘 소설인데 왜 이제야 알게 됐을까. 왜 더 뜨질 못하나. PC통신 시절부터 인터넷을 해온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글은 쉽게 보여서 그럴까.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유명한 듯한데 아직 대중적인 인기는 아닌가보다. 세 번째 단편까지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 곽재식 작가 팬질을 시작했고 다른 작품들도 독서 대기열에 올려뒀다. 비슷한 시기를 살아서 공감이 가고 (근데 나보다 어리다니 ㅠㅠ) 내가 좋아하는 공대 감성이 물씬 풍겨서 좋다.


3. 남들이 최고라고 꼽는, 책제목과 똑같은 단편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가 마지막에 나오는데 넘 기대를 해서일까 기대에는 조금 못 미쳤다.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한 몇몇 설정이 작위적이어서 약간 거슬리기도 했고.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폭발해서 유럽 비행기들 발이 묶였듯이, 결혼을 2주 앞두고 미국에 출장온 예비 신랑이 백두산이 분화해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준비 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사랑은 언제나 옳다.


4. 내가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최악의 레이싱'이다. 난 자덕이니까. ㅎㅎㅎ 나도 자전거를 늦게 배운 사람이다. 어렸을 때 보조 바퀴가 달린 자전거까지 타다가 결국 그 보조 바퀴를 떼고 타는 법은 못 배운 채 자전거에서 멀어졌다. 도시에서 살았으니 탈 공간도 없었고 탈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가끔 어디 놀러가서 자전거를 대여해 타본 적은 있었지만 그때마다 무릎에 상처를 하나씩 남겼었다. 내겐 왜 타는지 모르겠는 불편한 교통수단일 뿐이었다.


해외에 나와 살면서,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이 되었지만, 여전히 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몇 번 기회가 있어 타봤지만 타고 싶었다기 보다 남들이 탈 때 나만 혼자 남을 수는 없어서 몇 번 탔다. 내 몸에 맞지 않아 발이 땅에 닿지도 않는다는 공포감에 부들부들 떨며 탔고 언제나 마지막은 사고로 - 무릎, 손바닥이 까지거나 끌바해야 하는 수모로 끝났다. 


그러다.. 계기가 기억이 안 난다. 저렴한 대여 프로그램을 봐서였을까, 관심이 있었기에 눈에 띈 걸까. 미니벨로를 알게 됐고 시에서 저렴하게 대여해주는 걸 알게 됐다. 한 달이면 만원 남짓, 세 달이면 2만원 정도에 미니벨로를 대여해준대서 시험삼아 빌려왔다. 안장 높이 조절이 가능하니 안정감이 느껴지는 높이로 맞추고 동네 공터에서 배웠다. 그렇게 맛을 들이니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예전에는 안 보이던 자전거 도로도 눈에 들어오고 귀찮은 존재였던 라이더들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경험이...


그래서 이 단편이 더 좋았다. 성인이 되고 난 뒤에도 한참이 더 지나 처음으로 배운 자전거 타기가 떠올라서.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모여 쓸데없는 일에 열정을 불살라가며 뭔가를 하던 대학 시절도 떠올랐다.


5. 이 책을 가장 좋아할 만한 독자는 공대생 또는 석사나 박사 과정을 해본 공대 출신 연구원들.. 이라고 생각하지만, 설렘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거다. 그냥 읽어보세요. 감성이 말랑말랑해집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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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문신의 역사 - 살림지식총서 020 살림지식총서 20
조현설 지음 / 살림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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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이 궁금해서 집어든 책. 알게 된 건 많은데 책은 생각보다 많이 지루함. ˝문신에 대한 혐오가 우리를 문신에 관한 맹인으로 만들었다.˝가 제일 기억에 남는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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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격차고정
미우라 아츠시 지음, 노경아 옮김 / 세종연구원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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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이 사라지고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는 건 많이 들어서 알고 있고 가끔은 직접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세세하게 통계로 확인하게 되어 좀 더 충격이랄까.


아다시피 이건 2005년에 출간된 <하류 사회>의 10년 뒤 버전이다.

빈곤층이 늘었는데 10년 뒤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조사한 결과를 설명해놓은 책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실은 별로 없다. 제목이 모든 걸 설명한다. 격차 고정.

또 조사 결과 나열이어서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질문들이 엄청 자세하다. 내가 조사대상이었다면 답하면서 서글픔을 느꼈을 듯...


- 미혼 남녀 중 계층 의식이 '하'인 사람의 수가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갈수록 '하'가 늘어난다. 특히 남성은 더욱 현저하게 하류화가 진행된다. (왜일까? 혼자 살면 돈 모으기 더 쉽지 않나 ㅠㅠ)

- 공무원 중 상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도 그렇다. 게다가 연금까지 보장되니 미래도 밝다.

- 성에 대한 생각도 계층별로 다르다. 특히 기혼 여성의 생계형 성매매에 대해 (그걸 해야 하는) 여성보다 (배우자 입장인) 남성 빈곤층의 수용도가 높다는 건 정말 충격이다.

- 상류층은 돈은 있지만 원하는 것이 없고 하류층은 원하는 것은 있지만 살 여유가 없다.

- 돈은 있지만 원하는 물건이 별로 없는 '여유파'는 여행을 자주 다니고, 원예, 분재, 미술관 관람 등을 주로 하며 외출이 많다.

- 원하는 건 있지만 살 여유가 없고 일상 생활만으로 버거운 '절실파'는 컴퓨터(게임 말고), DVD 대여 영화 감상, 카메라/비디오 촬영, 스마트폰/휴대 단말기 게임을 주로 하며 집에서 보낸다.

- 상류층의 여행은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를 찾는 문화적 잡식성이 충족되는 체험 여행 위주.

- 빈곤층이 추구하는 여행은 '몸을 쉬게 하는 휴식'


마지막으로 나오는 질문이 ‘타임머신이 있어서 미래나 과거로 갈 수 있다면 어느 시대로 가고 싶습니까?'였다. 짐작할 수 있다시피 상류층일수록 80년대 거품경제 시대나 미래가 많고, 빈곤층으로 갈수록 미래나 가까운 과거보다는 에도 시대나 헤이안 시대라고 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어짜피 고생하는 거 그 시대가 더 나을 것 같아서일까?


당연하지만 실태 보고서인 이 책에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나 대안이나 해결책이 없다. 궁금해서 읽은 책이지만 막상 절망적인 현 상황을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 희망?은 쥐지 못한 채 파악만 하고 보니 씁쓸하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야말로 상류층에 편입되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길이다. 사장이 되어 고위험, 고수익의 성공을 노리는 것보다 착실히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는 것이 오히려 확실한 대책이다.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1위가 공무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아이들이 꿈이 없다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이 데이터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나조차 내 아들은 공무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하류층에는 ‘미혼 여성이 학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다’를 받아들이겠다는 사람도 많았고, ‘기혼 여성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다’에 대한 수용도도 높았다. 이는 지극히 현실적인 답변이다.

단, ‘미혼 여성이 학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다’에는 남녀 차가 없었던 반면, ‘기혼 여성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한다’에 대해서는 여성보다 남성 빈곤층의 수용도가 높았다는 사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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