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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가을의 복수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단숨 / 2017년 9월
평점 :
판매중지
여름은 상당히 재미있게 봤는데 말이다. 가을은 좀 약하네.
역시 캐릭터들이 좀 독특하고 매력을 뿜뿜해야 더 재미있는 것 같다. 같은 작가가 쓴 거지만 슈나이더와 완전히 반대인 발터 풀라스키 형사는... 매력이 약하다. 제멋대로에 재수없는 슈나이더에 비하면 완전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풀라스키는... 가을의 복수에서 등장하는 민폐 캐릭터 때문에 제대로 고생한다. 근데 짜증 안 내는 게 더 답답해.
게다가 이 민폐 캐릭도 그렇지. 폭력적인 남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린 두 딸이 집 나간 걸 방치해놓고 갑자기 위대한 모성을 발휘하며 수사를 다 하네? 그걸 뒤에서 수습하는 풀라스키도 답답하지만 이 캐릭터의 변화를 납득을 못 하겠다. 남편의 손찌검에도 막말에도 벌벌 기던 캐릭터가 마약상에게도 덤비고 사창가에도 변장하고 뛰어들고 막 슈퍼우먼이 되네? 아무리 동물원 쇠철창도 괴력을 발휘해 열어버리는 모성이라지만 그건 순간적인 거고, 십대의 두 딸이 나가 사는 걸, 그게 폭력적인 양부 밑에서 크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했다는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비록 외국인이어서 언어가 서툴다해도 간호사란 전문직을 가진 성인 여성이 살 길이 막막해서 써글 남편을 못 떠나고 있으면서 십대의 두 딸은 어떻게 살라는 건지...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을 얻어준 것도 아니고 친척집에 보낸 것도 아니고...
어떤 상황 설정을 작가 편한대로 일관성 없이 요리조리 써먹는 걸 안 좋아하는데, 이건 캐릭터의 성장으로 받아들일 걸 넘어서는 정도라.. 풀라스키도 착하기만 해서는 무매력. 에블린 변호사도 답답, 나중엔 범인마저도 답답해진다. 별셋 준 거에 비하면 지나치게 앵그리했는데... 기대가 컸기에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