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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수영장 ㅣ 수박 수영장
안녕달 글.그림 / 창비 / 2015년 7월
평점 :
꼭 사고 싶었던 그림책을 벼르고 벼르다 지난주 토요일 교보에 갔을 때 구입했다.
꼭 사고 싶었던 이유는...
안녕달의 그림책이니까.
전작 <할머니의 여름 휴가>에서 너무 귀여운 할머니 때문에
안녕달 작가에게 반한 후
이 작가의 책은 다 사고 말겠어,
해 놓고는
2015년 발간된 책을 이제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어제,
이제는 다 커서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 따위에는 흥미가 없는 아이들을 꼬셔다 옆에 끼고
<수박 수영장>을 읽었다.
줄거리야 수박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이야기지만,
마치 정말 수박 수영장에 들어가는 듯
서걱 거리는 발걸음 소리와,
수박 물이 고일 때 내 입속에 고이는 달콤함,
수박색 물 속에 온 몸을 파 묻을 때 느껴지는 사각거리는 차가움.
저렇게 따뜻한 그림체가 이토록 오감을 자극하다니.
보고 또 봐도 아깝지 않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글밥이 적은 대신 의성어, 의태어가 많아서 읽는 즐거움도 있다.
한참을 넘기는데, 영아가 말했다.
"근데 좀.....
드럽겠는데?"
"......"
갑작스런 팩트 폭격에 순간 할말을 잃었다가
셋이 한바탕 낄낄대며 웃었다.
웃으면서 생각했다. 우리 아이의 동심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래도 괜찮다. 한여름 밤에 이렇게 낄낄대며 수박 수영장에 앉아있을 수 있다니.
좀 더러운 수영장이라 한들 어떠랴. 먹지마, 먹지마, 먹지만 않으면 되지,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