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강아지.'

  나는 그 말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하기가 곤란하다. 그 말이 내게 무슨 의미인지, 왜 그렇게 중요한지 나 자신도 알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강아지.'

  나는 플뢰르와 함께 있었을 때 내가 아주 특별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다. 그것은 분명 내가 다시 플뢰르에게 들려주고 싶은 느낌이었다. 사실 멀라를 도와주면 기분이 아주 좋았다. 놀랍게도 누군가 나를 돕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멀라의 말에는 어떤 마법이 있었던 걸까?

  그런 말을 들으니까 정말 기분이 좋았다. 강아지가 아니더라도 그런 말은 누구나 스스로에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확신할 때까지 속으로 말하거나 눈을 감고 큰 소리로 말해도 좋은 것이다.

 '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강아지다."

 한번 시도해보라.

  - chapter 45. 내가 그리워 할 것들 中 (p. 169~170)

 

 

 

  그래서 나는 떠나기로 했다.

   나는 작별 인사를 할 강심장이 되지 못했다.

   물론 버나드는 내게 함께 있어달라고 하겠지만 만일 그랬다면 나도 그러겠다고 했을 것 같았다. 버나드는 머리를 껍데기 밖으로 막 내밀기 시작한 거북이 같았다. 내가 머물렀다면 버나드는 나와 함께 가장 작은 유령으로 안전하게 물러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나는 버나드를 다시 숨어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진심이었다. 나는 진정 누군가의 삶이 변화하도록 도와준 데서 느끼는 자부심을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나는 아주 조금은 보이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

                        - chapter 57. 그리고 버나드의 멋진 조수 中 (p.229 ~ 230)

 

 

 

 

  그리고 나는 이제 정말 혼자가 되었다.

  자신에 관해 알고있는 모든 것이 사라지면 그 존재는 누구일까?

  주변에 자신의 역할을 생각나게 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존재는 누구일까? 또 후회할 기억이 없거나 자신을 따뜻하게 하는 기억이없다면 그 존재는 누구일까?

  자신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할 수 없다면 그 존재는 무엇일까? 또 어떤 형태를 취할까?

  그리고 기억이 전혀 없다면 밤에 어떤 꿈을 꿀까? 또 기억나는 노래가 전혀 없다면 어떤 노래가 머릿속에 떠오를까?

  모든 것이 사라진 후, 그 어둠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보려고 애썼다. 물론 나는 특별한 형체가 없었지만 그래도 괜찮다. 형체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렇다면 나는 무엇이었을까? 내 기억이 사라졌을테지만 내가 알던 사람들은 내 일부였다. 그 사람들 덕분에 나는 존재했다.

 

             - chapter 58. 8천억 개의 새로운 별 中 (p.234 ~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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