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기억이 끊겨서 연속성을 잃어버린 존재를 과연 ‘존재‘라고 말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야 했다. (...) 흄은 이렇게 말했다.

감히 말하자면 우리는 무수하고 잡다한 감각의 집적 혹은 집합체에 불과하다.

<길 잃은 뱃사람 中>

- P62

어떤 의미로 그녀는 ‘척수를 빼내버린‘ 상태였고 몸을 잃은 혼과 같았다. 고유감각과 함께 근본적인 것을 잃은 것이다. 정체성을 기질적으로 유지해주는 것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것은 프로이트가 자아의 토대라고 생각한 것이다. ‘자아란 무엇보다 육체적인 것이다.‘

<몸이 없는 크리스티너 中>

- P99

그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깨닫지 못하는 환자들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아를 상실한 환자들이고,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신에게 훨씬 가혹하게 버림받은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정체성의 문제 中>

- P200

슈퍼 투렛 증후군 환자는 진정한 인간, 어디까지나 ‘개체‘다운 존재로서 살아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충동과 싸워야 한다. 투렛 증후군 환자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을 방해하는 무시무시한 장벽에 직면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것이야말로 ‘경이‘라고 불러도 지나침이 없지만, 그들은 싸움에서 승리한다. 살아가는 힘, 살아남아야겠다는 의지, ‘개체‘다운 존재로서 살고 싶다는 의지력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떠한 충동이나 병보다도 강하다. 건강, 싸움을 겁내지 않는 용맹스런 건강이야말로 항상 승리를 거머쥐는 승리자인 것이다.

<투렛 증후군에 사로잡힌 여자 中>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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