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인 나를 데리고 별로인 하루를 보내는 기분이 정말 별로인데,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어서 늘 헝클어진 마음으로 걸어 다니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 뒤늦게 시작한 이런 일기 쓰기는 어쩌면 나라는 친구에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내 마음을 스친 것들 기록하기. 中>
- P45
그게 삶을 희망하는 것과 다른 말일까요. 저는 다르지 않다고 믿습니다.
누군가는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계절을 남겨두면 뭐가 좋으냐고요. 기분이 좋습니다. 내게 소중한 것들을 소중히 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내가 보낸, 앞으로 보낼 시간을 비로소 아끼게 되니까요.
그건 너무 뻔하고 당연한 말 아니냐고요? 하지만 당연하게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요.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계쩔 모아보기. 中>
- P90
영감은 하염없이 기다린다고 오지 않습니다. 올 생각이 없거든요. 찾아 나서야 하는 건 언제나 이쪽입니다. 영감은 우리가 일상으로부터 받아 적는 디테일에 숨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받아 적는 거예요. 일상의 디테일을 ‘받아쓰기‘한다는 기분으로 기록해보세요.
<에세이를 위한 글감들 中>
- P132
생활이란 것 속에는 얼마나 구차한 일들이 많던가요.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해야 할 떄도 있고, 손해 보지 않으려 날을 세워야 할 때도 있고, 대충 잘 지내기 위해 대충 존재해야 할 떄도 있습니다. 일하러 나간 곳에서는 거실 소파에 누워 있을 때보다 두 배는 똑똑하게 굴어야 하고. ‘이런 게 중요한 거‘라는 말에 고개 끄덕이며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돈이 되는 정보들을 서로 나누기도 합니다. 거기 매몰되어 지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잊게 돼요.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이런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믿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들 中>
- P147
무엇을 기록해야 하냐고요?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들을 기록하세요. 우리가 사랑한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질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기록해두기만 한다면요.
<사랑하는 이들의 목소리, 걸음, 미소를 기록하기 中>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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