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 한마디에 그가 다시 살아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곘냐마는 그것도 아닌 바에야 그의 죽음이 그녀의 길을 어느 정도는 수월한 쪽으로 돌려놓았다는 느낌이 어쩔 수 없이 드는 게 그녀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들은 함께 있어서 행복한 적이 없었고 헤어짐조차 끔찍하고 어려웠다. 그녀는 이런 생 각을 하는 자신이 놀라웠다. (...) 그녀는 다른 친구들도 각자의 가슴에 수치스러운 비밀을 품고서 호기심 어린 시선들을 피해 평생을 살아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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