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새가 날아와 앉는 순간부터 나뭇가지가 느꼈을 흥분과 불길한 예감을 고스란히 맛보았다. 새여, 너의 작은 고리 같은 두 발이 나를 움켜잡는 착지로 이만큼 흔들렸으니 네가 나를 놓고 떠나는 순간 나는 또 그만큼 흔들려야 하리. 그 찰나의 감정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생생해 그는 거의 고통스러울 지경이었다.

<모르는 영역 中>

- P28

생이 그럴 여기까지 데려와놓고 그가 이제 어떻게든 살아보려니까 힘을 설설 빼며, 이제 그만, 그만 살 준비를 해, 그러는 것 같았다. 희망이 없어, 그는 흐느끼듯 중얼거렸다. 차라리 단칼에 끊어내고 싶다. 증발하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이대로......

<모르는 영역 中>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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