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워본 적이 없는 친구들은 괴로워하는 나를 보고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그들과 나 사이에 가로놓인 무색무미무취무형의 벽을 느꼈다. (...)
그건 아마 아이를 갖고 낳고 키우면서 감정의 진폭이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감정의 진폭이 큰 쪽이 우월한 것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 어느 쪽이 더 의미가 깊고 가치가 높은 삶이냐 하면 그것도 쉽게 말하기 어렵다. 아이를 키우면서 얻는 행복이 천국 같다던데 하고 묻는 친구에게 나는 천상의 기쁨과 동시에 그만큼 깊은 지옥도 만나게 된다고 답해주었다.
<감정의 진폭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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