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즉흥적으로 재미있게 찍을 만한 영상이 떠올랐을 때 그걸 찍어서 올리는 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런 빛나는 아이디어에만 의존하면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머릿속이 늘 빛나진 않으니까요. 프리랜서는 빛을 믿으면 안 됩니다. 영감은 매일 찾아오지 않습니다. 프리랜서의 생명은 성실성과 끈기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렇게 일하다보면 영감님이 이 양반은 누구인데 이렇게 매일 문을 두드리냐면서 가끔 얼굴을 비추는 것입니다.

(프리랜서의 시간여행을 위한 학기 가이드 中 / 김겨울)

- P16

능동형 외톨이가 되면 좋은 점은, 외톨이가 될 확률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외톨이니까 외톨이가 될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외톨이는 극복해야 하는 문제 상황이 아니다. (...)
다른 예술 장르와 마찬가지로 시도 재능과 함께 외로움을 견디는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잠깐 머문다. 결국 나에게 친구는 나뿐인 건가. 분명한 건, 혼자서는 경쟁할 수 없지만, 혼자 있으면 경쟁력이 생긴다. 글을 쓰는 자는 모이면 소문을 만들 확률이 크고, 흩어지면 글을 쓸 확률이 트다.

(파비앙, 내가 보이니? 中 / 김개미)

- P34

내가 서둘러 하는 일은 오직 글이다. 무언가가 떠오르면 1초도 미루지 않는다. 글을 휘발성이 강해서 나중에 쓰려고 하면 생각조차 안 난다. (...) 그것이 무엇이든 한 가지를 쓸 기회는 한 번뿐이다. 시는 후하지 않다. 나를 택했을지언정, 나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파비앙, 내가 보이니? 中 / 김개미)

- P39

나는 시에 인격이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친구보다는 가깝고 애인보다는 먼, 쌍둥이 동생 정도로 설정해놓는다. 그래서 나의 시는 거의 나지만 정확히 나는 아니고, 나의 분신이지만 나에게서 독립된 무엇이다.

(파비앙, 내가 보이니? 中 / 김개미)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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