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야멘타 소년 학교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라는 우리들의 교과서 속에. 그 책의 8쪽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쓰여있다. ‘올바른 행실은 꽃이 만개한 정원이다.‘ 누군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는 스스로 알아서 혐오스럽고 어두운 지옥 속을 걷는다. 칭찬받을 만한 행동을 하면, 그 대가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햇살이 점무늬를 그리는 숲에서 산책을 하게 된다. 이 얼마나 매혹적인 일인가! 부족하기 짝이 없는 나의 어린 견해로 볼 때 교과서의 이 친절한 명제 안에는 어떤 진실이 들어있다.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면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고 화가 나는데, 바로 그것이 진땀이 나도록 고통스러운 지옥인 것이다. 그 반대로 조심성 있게, 상황에 맞추어 유연하게 행동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가, 친근하고 또 천재적인 그 무언가가 그의 손을 잡아주는데, 그것이 정원이며, 호의적인 섭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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