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좋아하는 작품을 물어온다면(묻는 사람이 없었지만)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 그리고 레마르크의 <개선문>이라고 말하겠다. 좋아하는 작가는? (역시 궁금해하는 이가 없었다.) 헤르만 헤세였다. 이제 좋아하는 작가로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추가요!

 

헤르만 헤세의 자연친화적, 목가적 성품, 방랑적인 자유로운 정신세계, 고귀한 영혼에 대한 깊은 성찰.

레마르크의 간단명료한 표현으로 긴박감과 인간 심리를 정확히 짚어내는 명쾌한 문체.

 

내가 독일의 원칙주의, 합리주의, 학구적인 견고한 경직성이 내 코드라고는 했으나, 세상 쏠림 현상이 강함을 느끼고 놀랍기도 하다. 나의 극단적인 성격은 개선 .

 

헤르만 헤세가 옮기는 거주지마다 정원을 꾸며 자연에 기대어 평화를 갈망했다면 레마르크는 <서부전선 이상 없다>, <귀로> 등의 작품으로 전쟁과 혼란 시대를 폭로하여 나치스 정권 수립 직전 스위스로 망명, 독일 국적 박탈, 미국 시민으로 살아간 세계적인 공통적 테마(전쟁) 작가로 분류할 수 있다.

 

모래와 태양, 바람 속에서 메말라가는 아프리카의 주검과 기름에 절은 끈끈한 악취를 풍기는 러시아의 주검을 러시아에서의 주검은 아프리카에서와 전혀 다른 냄새를 풍긴다로 표현하며 소설은 시작된다.

 

붕괴 직전의 소련 전선과 연합군의 폭격으로 공포와 폐허의 독일의 하겐시가 배경. 한 병사(그레버)의 사랑의 20일간의 휴가와 전시에서의 죽음을 수채화 그리듯 격하지 않게 세심히 묘사했다.

 

그 시대의 순수한 행복을 누리는 것은 돌멩이뿐이라고 말하는 절망감. 게슈타포의 공포와 폐허의 고향에서 그레버와 엘리자베트의 미래가 없는 20일간의 찰나적 사랑.

사람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따뜻한 물, 지붕, , 조용한, 온전한 신체 등 단순한 행복에 의지하는 두 연인. 밤이 되면 마음껏 불을 밝히고 아무런 공습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나라에서 살기를 꿈꾸는 두 젊음.

 

휴가시의 그녀와의 만남은 전쟁터를 떠올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워고, 귀대시 총탄과 공습 사이에서 행복했던 여인과 하겐가는 이미 잊혀진 한 순간에 불과한 흔적이었을 뿐이었다.

 

순수한 희망이었던 스승 폴만은 게슈타포에게 체포되고, 주인공 그레버도 그가 퇴각하면서 풀어준 소련군의 총에 맞아 죽는다. 허망하고 회의적인 종말이 작가의 절망감과 시대의 고뇌였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