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리 말년의 마지막 장편으로 친구가 검사시절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까쮸사의 실제 인물 로자리아는 발진티푸스로 형무소에서 죽음)

 

혈기왕성하고 자신감 넘치는 청년(대학생) 네휼로도프는 잠시 고모집 들렀다가 고모의 양녀이자 하녀인 까쮸사를 만나 사랑에 빠져 육체적 관계를 맺은 후 군에 입대한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네휼로도프는 공작 신분으로 안정된 귀족 생활을 누리며 배심원으로 참석한 재판에서 살인 누명을 쓴 까쮸사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아기를 갖고 고모집에서 쫓겨나 유곽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 그녀의 사연을 듣고 죄책감과 회개하는 마음으로 유형지로 따라가 그녀와 결혼하기로 각오한다.

3개월 간의 유형길에서 겪게된 법정 집행관과 사제들의 악습, 법의 비리, 사회의 무질서 어긋난 종교해애 등 피지배자들의 억울한 곤경 등 사회의 진상 등에서 귀족생활의 갈등과 사회구조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공작의 지위를 이용해 죄수들의 요구를 해결해주며 정치범들과 어울리며 국가 사회를 비판, 사회 개혁을 위해 번민에 빠지기도 한다.

어느 날 교도소의 진상을 파악, 교화차 방문한 영국인에게서 받은 성경책을 읽어 가던 중(마태 18) 사회의 질서는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의 처벌이 아니라 인간 사이의 사랑과 동정, 용서로서 가능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국가 상류계급, 지도자로서의 책임과 부를 누리는 권력자들의 죄업의 고민에서 벗어나 새로운 하느님 사업을 위한 다짐을 한다. 공작의 장래를 위해 결혼을 거부한 까쮸사와의 죄의식도 신 앞의 죄인인 작은, 동일한 인간으로서 벗어버리게 된다.

 

현실의 고발을 부활로 승화시킨 톨스토이의 맑은 영혼을 보여준 작품.

안락한 부와 쾌락에서 진정한 인간성으로 돌아온 네휼로도프만의 부활이 아닌, 살아가기 위해 쉬운 범죄의 생활에서 또한 누명이 벗겨져 자유로운 처지를 누릴 수 있음에도 범인들 곁에 남아 공작을 위해 자신을 사랑한 죄수와 결혼을 결심한 까쮸사의 부활, 정치범과 형사범들의 동료애, 동정 등의 부활이 글을 다 읽어갈 즈음엔 분노와 답답함에서 따뜻함과 위로를 받아가는주인공의 마음을 똑같이 전달받는 느낌이었다.

 

가난에 시달렸던 도스토예프스키가 돈을 찾아가는 욕망을 그렸다면 부유한 삶속의 톨스토이는 거룩해지려는 정신의 갈구를 탐했다. 그러나 실상은 (적어도 현대는) 있는 자들이 부를 위해 욕망의 늪에 빠지고, 성서에도 가난한 이들에게 복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좋은 부모 만나 공부도 많이 했고, 생활력 있는 남편 덕분에 배도 부르고, 등도 따숩다. 형이하학적인 심란함에서 허우적 거리는 내 영혼에 부끄러워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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