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지금 이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을 뜻하는 <一期一會>는 안거, 결제, 해제일, 정기법회, 강연 등의 법문을 ‘2003. 5. 8. 부처님 오신 날’에서 시작해 ‘2009. 4. 19. 봄 정기법회’로 총 43회의 법문이 실려있다.
새기고 싶은 구절을 골라 기록해둔다.
◎ 언제 어디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할지 알수 없다. 이 순간이 생과 사의 갈림길이다.
◎ 세상살이는 역경계(逆境界, 괴롭고 슬픔)에 삶의 깊은 의미가 실려있다.
◎ 침묵하고 홀로 있어라. 자주 나는 새는 그물에 걸리는 재앙이 뒤따른다.
◎ 一日一夜萬死萬生 하루 낮, 하루 밤에 만 번 죽고 만 번 산다.
◎ 달마 스님 – 마음이여 알 수 없구나.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다.
◎ 선열위식禪悅爲食 : 선의 기쁨으로 밥을 삼는다.
◎ 탁닛한 스님 : 그대가 시인이라면 종이 안에 떠다니는 구름을 불 수 있을 것이다. 구름이 없으면 비도 없을 것이고 비가 없으면 나무도 자라지 못한다. 나무가 없으면 종이를 만들 수 없음으로 구름은 종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 우리가 이웃의 잘못을 덮어주면 그때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잘못을 덮어주신다.(원로수행자)
◎ 남의 모카신을 신고 십리를 걸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에 대해 말하지 말라.(인디언 속담)
◎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업만 남아 따라 간다.(위산)
◎ 바나프라스타 : 힌두교에서의 인생의 세번째 시기, 즉 ‘산을 바라보는 시기’로 손자를 보는 나이쯤엔 가업과 집안일에서 벗어나 정진의 삶을 늘린다.
한동안 스님의 책을 읽지 않았다. 신선하고 마음을 편케 해준다는 내용도 거듭 대하다 보니 식상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어수선한 마음이 정리되고 차분해지는 느낌을 느꼈다. 머리에 익힌 관념적인 선과 관념을 풀어 가슴에 담아내는 과정만으로도 거듭거듭 읽을 가치는 있다.
한때는 마음이 산란할 때 몰입할 수 있는 소설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방법을 택했으나 이제는 좋은 글로 내 삶으로 용해시킬 수 있는 나이듦이 합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