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병행된 각 페이지마다 정태련 화가의 64종의 민물고기들이 세밀화로 실려있다.
춘천에 ‘호수’, ‘막국수’, ‘이외수’ 3수가 있다고 할 만큼 자유로움과 자부심을 가진 작가.
그는 경기도 화천에서 지원해준 거처에서 자연인으로 살고 있다. 제목은 아마도 기가 막혀서 웃는 모습, 웃음 소리쯤으로 연상이 되는데 잘 모르겠다.
작가 자체도 잘 모르겠으니까.
소제목으로 쓰인 ‘털썩’ ‘쩐다’ ‘대략난감’ ‘캐인습’ ‘즐!’도 신조어인지 인터넷 용어인지 다 읽은 후에도 뜻이 파악되지 않는다.
그의 섬세한 감성(생김새와는 달리)으로 세상을 향한 그의 시선, 조용한 읊조림, 공인으로서 받는 상처를 웃으며 다스리려는 마음, 젊은 날의 회상 등이 잔잔하게 쓰여있다.
이런 글이 실려있다.
◎ 소나무는 의연한 자태를 가지고 있으나 그 아래 다른 나무의 생존을 거부한다. 그래서 대나무는 군자에 속하나 소나무는 속하지 못한다.
◎ 어느 초딩에게 이외수의 사진을 보여주며 누구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대답하길, ‘해모수’
◎ 그리움은 과거의 낙엽이고, 기다림은 미래의 꽃잎이다.
◎ 태양으로 담뱃불을 붙일 수 없다는 점이 태양의 결점도 아니고, 태양을 쓸모없다고 말할 수 없다.
◎ 무식한 귀신은 부적도 몰라본다.
◎ 병아리가 엄마 닭에게 ”왜 우리는 하늘을 못 날아?“ 엄마 닭 콤플렉스 느낄 필요 없다. ”우리의 먹이는 땅에 있기 때문에 하늘을 날 필요가 없단다.“
◎ 아, 돌아보면 눈물겨워라, 마음을 비우기 전에 내장이 먼저 비어있던 내 젊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