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코.

다른 추리소설이 경창이나 탐정의 끈질긴 탐색, 추적, 혐의자와의 두뇌게임으로 범인에게 다가가는 구성이라면 이 작가는 지난 2월에 읽었던 <용의자 X의 헌신>과 흡사하게 노출된 범인을 경찰 아닌 주변의 인물이 단서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히가시노 게이코는 범인이 궁금한 일반 추리소설과 달리 과연 누구의 결정적 증거가 범인의 자백을 유도하는가에 주목하게 만드는 작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만은 아니한 가정의 가장 아키오는 철없는 아들이 저지른 살인을 감추기 위해 책임능력이 없는 환자의 범죄는 처벌이 가볍다는 합리화를 앞세워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에게 죄를 덮어 씌우기로 한다.

 

노모는 일부러 치매 환자 행세를 함으로써 무미건조하고 화목하지 못한 아들 내외에 비뚤어진 손자의 생활을 외면하고 등진 고립적인 자신만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간다.

노모는 어느날 아들 내외의 계획을 눈치채고 치매 증상인 양 손가락에 붉은 루즈를 묻혀 비살자에게 그 붉은 손가락의 흔적이 없었다는 결정적 단서를 만들어 놓는다.

 

수사관 가가 교이치로의 범인의 자백을 유도하려는 인내와 인간미도 소설의 맛이다.

 

현대의 청소년 범죄와 급격한 고령화 사회 문제가 사건과 어우러져 있어 작가의 사회에 대한 관심도 반영되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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