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젊은 시절 도박과 주색에 빠진 방탕한 생활, 73세 때에는 그리스 정교에서 파문되어 <파문의 명령에 대한 종무원에 해답>을 집필, 그의 대표작 <부활>을 통해 국가사회에 대한 비판을 예술적으로 형상화 시킨, 천재적 작가이며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대작가로 기억하고 있던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톨스토이의 또 다른 정신세계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단편 여섯 작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바보 이반>, <세 그루의 사과 나무>,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두 순례자>에는 성스런 영혼을 지닌 가난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성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면서 신을 경험하는, 묵상집 같은 소설이다.

 

천사가 인간 세상에서 깨닫게 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사랑이 가슴 속 깊이 존재한다는 것’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은 부모 없이는 살아도 하느님의 자비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 절대적인 선 앞에서는 어떠한 악도 지속될 수 없음을 전하는 바보 이반, 죽어 고목이 된 세 그루의 사과나무에 물을 주어 싹을 피워내며 겪는 하느님의 진리, 내가 진실로 이르노니 보잘 것 없는 사람을 대접하지 아니한 것은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과 같으니라.‘ 라는 성경구절이 세상에서 재현되는 구두 수선공 이야기, 삶이 곧 순례의 여정임을 말하는 순례자 이야기가 동화같이 쓰여있다.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다는 생각. 더운 여름 가볍게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책이다.

 

왜 톨스토이는 주인공들이 모두 구두 수선공인가!

맨발로 생활하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상상하면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이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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