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로 태어난 저자 엘리자베스는 평범치 않은 출생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고민하며 이웃 아저씨의 죽음(사과나무에서 떨어짐)을 경험하고 삶과 죽음에 눈뜨게 되어 세계적인 사상가, 의사, 호스피스의 선구자의 길을 걷게 된다.

 

전권의 <인생 수업>이 죽음을 앞둔 이들로부터 소중하고 진정한 삶을 사는 지혜를 전해듣는 지침서라면 <상실 수업>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과 슬픔을 극복하고 치유하는 지혜를 말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반드시 죽음은 닥칠 것이고, 또한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리고 이별함도 피할 수 없는 삶일테니 죽음도 상실도 인생의 일부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즉 분노감, 고뇌, 깊은 슬픔 역시 준비가 되는 그런 삶의 슬기도 필요할 듯싶다.

 

나는 다시는 복구될 수 없는 죽음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겠으나 꿈에서조차 상상해보지 않은 황당한 물질적 상실을 경험했다.

수시로 정신적, 경제적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나로서는 그런 현실을 극복해야 하는 일만큼 내면을 추슬러야 하는 일이 중요했다.

자신의 약점, 강점, 습관, 나를 상승시키고 우울하게 하는 사소한 문제 등을 잘 다스리고 자신을 세밀히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주 천천히 잃은 것이 채워져 가는 기쁨도 간직할 만큼 남이 느끼지 못하는 갖가지 감정을 누릴 수 있었다.

 

구름이 떠 있어야 비로소 하늘에 눈이 간다고 했듯이 평범을 이탈해보니 눈에 보이는 세상은 넓었고, 품어야 할 가슴도 넓어졌다.

자신감도, 두려움도,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할수 있고 그 어느 하나에 깊이 몰두함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세월을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여기고 있다. (나로 인해 가까운 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았다면 말이다.)

 

두 권의 책이 주는 내용보다 더 귀중하게 여기는 점은 중풍으로 인해 9년간 마비된 몸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작가 활동이다. 죽음을 그토록 오랫동안 겪는다는 것은 죽음이 삶과 동일시되는 경지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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