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팍한 성격의 가족들로 구성된 해터의 저택에서 자살, 살인미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가장 요크 해터는 청산가리를 마시고 자살하여 부패한 시체가 바다에서 발견되는 것을 시작으로 큰딸의 살인미수, 노부인의 타살이 계속된다.

 

매독에 걸린 노부인의 병적 유전자로 인해 큰딸 루이자는 시각, 청각, 언어 장애를 갖고 있으며, 아들 콘래드는 난폭한 성격의 알콜중독자, 부인 마사 또한 이미 정상적인 삶을 포기한 채 우울하고 지친 나날을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아간다. 아들 13살 재키와 7살 둘째 아들조차 비교육적이며 비정상적인 생활 환경에 노출된 채 성장하고 있다. 둘째딸 바바라 해터는 천재적 시인으로 유일한 정상인일 뿐이다. 셋째딸 질 해터 역시 문란하고 히스테릭한 여성이다.

 

어느날 갑자기 노부인은 만돌린으로 이마를 맞고 죽는다. 수사에 혼란을 빚기 위해 루이자는 두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겪게된다. 교묘히 루이자의 죽음을 빗겨가게 함으로써 범인이 루이자를 죽일 의도가 없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의외로 범인은 13살 손자였다는 점, 범인체포를 위해 가장 정확한 단서를 제공한 사람은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루이자였다는 점, 사건을 풀어나가는 주인공 역시 경관이 아닌 과거의 명배우 레인으로 설정한 전개가 흥미롭다. 어린 소년이 완전범죄에 가까운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동기는 이미 자살한 요크 해터가 평소 취미삼아 써 놓은 추리소설을 그대로 행동에 옮긴 것이었다는 상상력 또한 기발한 구성이었다고 여겨진다.

 

범인이자 어린 소년이 독극물을 마시고 죽는 것으로 스토리의 마무리를 짓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에 걸맞는 수습의 부족인가?

 

전에 읽은 <용의자X의 헌신>과 본글의 <Y의 비극>은 모두 아들의 책들이다. 온수역에서 사무실까지 50분을 넘게(다행히도 앉아서) 출퇴근하는 탓인지 아들 책장에는 읽을거리가 이것저것 꽂혀있어 당분간은 도서관에 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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