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요! 제가 마치 선생님 말들 사이로 넘실거리는 배 같았어요."
시인의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갔다.
"‘내 말들 사이로 넘실거리는 배‘."
"바로 그래요."
"네가 뭘 만들었는지 아니, 마리오?"
"무엇을 만들었죠?"
"메타포."
"하지만 소용 없어요. 순전히 우연히 튀어나왔을 뿐인걸요."
"우연이 아닌 이미지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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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온 세상이, 즉 바람, 바다, 나무, 산, 불, 동물, 집, 사막, 비......."
"...... 이제 그만 ‘기타 등등‘ 이라고 해도 되네."
"...... 기타 등등! 선생님은 온 세상이 다 무엇인가의 메타포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네루다의 입은 턱이 빠질 듯이 떡 벌어졌다.
"제 질문이 어리석었나요?"
"아닐세, 아니야."
"너무 이상한 표정을 지으셨어요."
"아니, 생각에 잠겼을 뿐이야."
네루다는 손을 위저어 상상의 연기를 헤치고, 흘러내리는 바지를 추몄다. 그러고는 집게손가락으로 청년의 가슴을 찌르면서 말했다.
"이봐, 마리오. 우리 협정을 맺지. 나는 지금부터 부엌에 가서 아스피린 오믈렛을 준비하겠네. 그러면서 자네 질문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생각해 봐야겠어. 내일 내 생각을 이야기해 주지."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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