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 아문젠이라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소녀에게 발신인을 밝히지 않는 엽서와 우편물이 정기 간행물처럼 배달되는 탐정 소설의 형식으로 서양 철학, 서양의 종교, 역사 등을 손쉽게 읽히게 해주고 있다.
철학적 의문을 제기하고, 종교·역사의 흐름을 부드러운 구어체로 다루어줌으로써 청년들에게 자신과 역사·우주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는 철학서인 셈이다.
해박한 지식을 떠나 세계의 진화 등을 훑어봄으로써 현재 자신의 정체성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어려서부터 언론, 인터넷 등의 미디어를 가까이 접촉하여 지식과 세상 이치에 성숙하고 게다가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행동과 의사 표현, 지적 삶을 공유하기에 편리한 세상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을 조용히 성찰하고, 주변과 자신과의 관계, 세계의 역사와 나의 역사와의 밀접한 관계를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이 책은 전 3권으로 되어있는 방대한 양의 철학 강의서인 셈이다.
내 딸이 이런 류의 책을 즐겨 읽었다는 점을 내심 기특하게 생각하며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기억에서 사라지는 철학 공부를 이 뜨거운 여름 끝까지 도전해보고자 한다.
지난 삼천 년의 세월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깨달음도 없이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리
- 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