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즈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작달막한 키, 성긴 눈썹, 큼직한 코, 좁쌀만 한 눈, 두꺼운 입술을 하고 있었다. 비록 귀가 호감을 살 만한 당나귀 귀로 잘생겼다고 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얼굴 측면에 붙어있었다. 그의 이목구비 중 가장 눈부신 기치였지만, 얼굴에 빛을 더해주지는 못했다. 아버지를 닮은 탕메이는 키 1미터 68센티, 긴 목, 가는 허리, 불끈 솟은 가슴과 엉덩이로 날씬하고 섹시했다 할머니를 쏙 빼닮아 버들눈썹 아래 봉황의 눈을 지녔다. 매혹적인 몸매에 마음을 끄는 눈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지만 거기에 기어코 피부마저 희고 깨끗해 오관을 받쳐주었고 오뚝한 콧날은 얼굴의 자존심을 이끌었으며 아래턱의 우아한 곡선은 요염함의 끝판이었다. 정말이지 여자의 풍광이란 풍광은 다 차지하고 있었다.

(3장 룽산의 날개 中)
- P64

안핑은 신신라이를 잡지는 못했지만, 독수리가 토끼를 낚아채는 것을, 뱀이 두더지를 집어삼키는 것을, 작은 새가 벌레를 포위해서 섬멸하는 것을, 개미가 소나무 껍질을 갉아먹는 것을, 벌이 들꽃의 심방에 침입해 탐욕스럽게 꽃가루를 빨아먹는 것을 목격했다. 만물 사이에도 학살과 능욕이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것은 아름다운 명분을 지닌 채 이루어지고 있었다.

(7장 추격 中)
- P159

눈의 도래는 비와 같지 않았다. 비는 간이 작아 인간 세상에 올 때 항상 우레와 번개를 통해 그 길을 열지만, 눈은 호기가 하늘을 찌르고 세상 무서울 게 없어 언제나 혼자 와서는 하룻밤 사이에 대지의 색깔을 바꾸어놓았다. 부드럽고 연한 첫눈에 요염한 상고대가 형성되어 한 번 더 숲의 모든 나무를 꽃나무로 바꾸어 놓았다. 그저 더없이 찬란한 하얀 꽃만 피워냈다.

(17장 토지사 中)
- P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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