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생각을 글로 옮겼지만, 이제는 글을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마지막 단계는 애정부에서 일어날 모종의 사건일 것이다. 그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결말은 언제나 시작에 포함되어 있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두려운 일이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 그것은 죽음의 전조를 맛보는 것인 동시에, 생을 더 짧게 단축시키는 것이다 다름없었다. 그는 오브라이언에게 말하고 있는 동안에도 섬뜩한 전율이 온몸을 뒤흔드는 것을 느꼈다. 왠지 습기 찬 무덤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무덤이 거기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심한 공포는 느끼지 않았다. - P226

지금까지는 중간계급이 상층계급을 전복하고 스스로 상층계급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 상층계급은 의도적인 전략을 통해서 그들의 지위를 영원히 유지할 수 있다. - P284

빨랫줄로 뻗치는 굵은 팔뚝, 힘센 암말의 그것처럼 풍만한 엉덩이, 무ㅝ라고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몸짓 등을 바라보면서 윈스턴은 아낙네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임신 때문에 엄청나게 불어났던 몸집이 일로 인해 뻣뻣해지고 거칠어져서 마침내 시든 홍당무처럼 쭈글쭈글해진 쉰 살쯤 된 아낙네가 아름답게 보이리라고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어쨌거나 아낙네는 아름다웠다. 그런 아낙네라고 해서 아름답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화강암 덩어리처럼 딱딱하여 맵시라곤 손톱만큼도 없는 몸매와 거칠어진 붉은 피부를 지닌 그녀의 육체를 처녀의 그것과 비교하는 것은 장미 열매와 장미꽃을 비교하는 것과 같으리라. 하지만 왜 열매가 꽃보다 못하단 말인가?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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