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이 책을 읽을 즈음 남편은 경매 사이트를 뒤지며 장차 우리가 머물 곳, 한편으로는 잃어버린 우리의 과거를 만회해 줄 땅을 찾아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나는 ‘정원’, ‘귀농’, ‘텃밭’, ‘야생화’ 등의 활자만 보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상상을 부추겼고, 이런 즐거움으로 도통 달라질 게 없는 이 시간들을 황망하지 않게 넘길 수 있었고, 이런 비밀스런 꿈은 나를 의연하게 하는 1등 공신이었다.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 <야생화 편지>, <조화로운 삶>, <정원일의 즐거움>의 책도 내 희망을 살찌운다.
동화작가이며 화가인 91세의 타샤 튜더가 30만 평의 버몬드 초지를 가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동료 토바 마틴이, 사진작가 리처트 브라운의 사진을 곁들여 편안하고 잔잔하게 써내려갔다.
각오해야 하는 것은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부지런함이 필수라는 것, 비와 햇빛, 땅, 바람이 내 생활의 전부여야 한다는 것, 즐거움이 자연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것, 도시적인 습성을 버려야 한다는 것.
자신의 꿈이 실현되었다면 그것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뜻밖에도, 감히, ‘성공했다’라는 표현이 내게 허용되는 날이 올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