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기존의 인식을 바꾼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공중그네 한쪽에 서 있다가 간신히 다가오는 첫 번째 그네를 잡았다. 그리고 앞뒤로 흔들리면서 생각한다. 다시 몸을 솟구쳐 가장 가까이에 있는 두 번째 그네를 잡아야 하는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첫 번째 그네를 잡은 채 기회를 엿보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네의 진폭은 점점 줄어든다. 이제는 더 기다릴 여유도 없이 이를 악 물고 두 번째 그네로 뛰어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한 불안감, 나 자신을 깨뜨려야 하는 그 느낌은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다. (제1장. 지적 초조함을 느끼는 시대 中) - P32

다음은 1727년 뉴턴이 사망했을 당시 영국의 시인 알렉산더 포프가 그를 위해 쓴 유명한 묘비명이다. "자연과 자연의 법칙이 어둠 속에 가려져 있을 때, 신께서 말씀하시길 ‘뉴턴이 있으라!‘ 하시니 모든 것이 밝아졌다." (...)
뉴턴의 이전 시대에 인류는 땅을 일구고 신의 안색을 살피며 먹을 것을 구하는 매우 가여운 종種이었다. 중국인은 이런 삶을 가리켜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도덕경‘의 한 구절로, ‘하늘과 땅은 자비롭지 않다. 모든 것을 풀강아지 대하듯 한다‘라는 뜻)라고 했고, 서양에서는 ‘하느님의 징계의 채찍‘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뉴턴은 이렇게 말했다. "그게 뭐? 나무에서 열매가 떨어지는 것부터 해변의 밀물과 썰물, 지구와 달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질서정연한 현상이다. 내가 종이에 쓴 몇 가지 법칙에 모두 부합한다." (제1장. 지적 초조함을 느끼는 시대 - P45

그런데 뉴턴이 진짜 대단한 이유는 단순히 과학계와 산업계에서 보여준 활약 외에도 정치와 사회에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데 있다. 미국의 국부인 벤저민 프랭클린이나 토머스 제퍼슨 시대 사람들은 다들 집에 뉴턴의 초상화를 하나씩 걸어두었다. 그만큼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것이다. 미국의 28대 대통령이써던 우드로 윌슨은 이런 말을 남겼다. "미국 헌법은 뉴턴의 법칙을 따른다."(...)
국부 시대 사람들이 볼 때 인간 삼라만상이 아무리 복잡한들 뉴턴의 몇 가지 간단한 법칙으로 모두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칙을 알고 이를 조문이나 공식으로 고정해놓기만 하면 영구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인은 자국의 헌법을 이렇게 인식하고 있다.
(제1장. 지적 초조함을 느끼는 시대 中) - P47

테러리스트는 보험에 가입할 리 없다. 보험 가입자가 사망한 후 보험 회사가 가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테러리스트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망자가 테러리스트였다면 어떤 보험금도 지급되않는다. 이것은 보험업계의 규정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데 따르는 이익은 아주 미미하다. 하지만 테러리스트는 이 돈을 아끼려다 결국 빅데이터에 덜미를 잡혔다.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매우 고상하다고 여기는 테러리스트 역시 작은 이익을 탐하고 손해 보기 싫어하며 비용과 수익을 따지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결국 발각되고 말았다. 이렇듯 인간의 본성은 감출 수없고 언제 어디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제2장. 경제학에서 인지 수준 업그레이드 하기 中) - P87

이것이 <물연통론>의 이론적 틀이다. 왕둥웨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다시 요약해보자면, 우주의 진화란 만물의 존재도가 계속 하락하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하락할 때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의 존재를 유지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대상‘의 방법을 사용한다. 즉 점점 더 복잡한 구조로, 점점 더 높은 감응도로, 점점 더 높은 자유도로써 하락하는 자신의 존재도를 보완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대상‘의 개념을 설명할 때 이미 밝힌 것처럼, 보완을 한다 해도 어느 정도까지만 가능할 뿐 100퍼센트는 불가능하다. 즉 만물의 발달은 사실상 점진적 쇠락의 과정인 것이다.
(제5장. 이 세상은 좋아질까 中) - P362

지금까지 우리는 인류가 크게 발전해오면서 환경을 파괴했기 때문에 지금 이 시대에 기온이 상승하고 각종 오염이 발생해 우리의 생존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해석해왔다.
하지만 왕둥웨의 이론을 보면 원인과 결과가 완전히 뒤바뀐다. 만물이 진화하면서 존재도가 갈수록 하락하다보니 부득이하게 여러 능력을 발전켜 생존의 동아줄을 붙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체하는 형식의 보완이다. 다시 말해,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만물이 저마다의 속성과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은 부득이한 결과라는 것이다.
(제5장. 이 세상은 좋아질까 中)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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