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랫동안 습작을 해왔는데요.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는 창작물을 계속 만들다보니 지겹고 지쳤어요. 어떻게든 결과물이 보이는 작업을 하고 싶었죠. 그래서 물리적 실체가 손에 잡히는 ‘책‘을 선택했어요. 그럼 왜 기성 출판의 문을 두드리지 않고 독립 출판을 시작했느냐면..... 빨리 내고 싶었어요. 출판사에 투고하고, 편집자에게 원고를 보내고, 피드백을 받는 그 지난한 과정을 기다리는 게 싫었어요. 피드백 없는 외로운 작업에 지쳐 있었거든요.
각종 공모전에 도전했다가 탈락했던 경험도 영향을 주었어요. 내 창작물이 독자를 만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소수 의견에 연달아 부정당하는 경험이 힘들었어요. 어떻게든 저 자신의 창조적 자존감을 지킬 결과물이 필요했습니다. (서귤,「매일 책을 만들면 작가인 겁니다」中) - P110

마지막으로는, 아무래도 이게 근본적인 것 같은데, 표현 욕구예요. 저는 알아요. 제가 생각이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병이 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병에 걸리지 않고 잘 살기 위해 책을 통해서 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서귤,「매일 책을 만들면 작가인 겁니다」中) - P112

목표를 좀 낮게 잡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저는 목표를 낮게 잡고 그것을 달성하면 저 자신에게 보상을 줘요. 가령 하루에 30분 꾸준히 작업하기. 일단 퇴근하고 책상 앞에 앉기만 해도 성공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어렵잖아요. 그렇게 목표를 어마무시하게 두 시간 작업으로 잡지 말고 30분만 잡고 저를 어르고 달래는 거죠. (...) 막상 책상에 앉으면 한 시간은 글을 쓰게 되거든요. 그렇게 은근슬쩍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나를 속이고 달래면서 작업하는 거예요. (서귤,「매일 책을 만들면 작가인 겁니다」中)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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