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나형이네 집에 묵으면서 읽은 여러 권의 책 중에 가장 진지하게 심취하며 읽은 책이다. 작가에게 나 자신을 투영시켜 보기도 하고, 나를 다시 점검해보는 계기로 삼아 보기도 했다. (내가 화초가 아닌 식생활 조달을 위한 노동을 할 수 있는가. 내 생활이 이 농사라는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교수와 그의 비서였던 니어링 부부는 (72살과 51) 미국 공황이 시작되어 일자리를 잃고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도시를 떠나 버몬트 시골에 정착을 하게 된다. 의식주를 위해 간소한 생활과 (집은 주변의 돌을 단계적으로 모아 지었고 농사는 최소한의 먹거리만을 위해 경작키로 했다.) 치밀한 계획으로 이에 따른 엄격한 실천을 이행했다.

 

아울러 만족한 삶을 누리는데 원칙을 두어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4시간 만의 일과 음악, 독서, 대화, 글씨 등으로 조화롭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1932년에서 52년간 불모지에 농장, 밭을 이루고 살다가 버몬트에 스키장이 생기고 관광객이 늘자 그곳을 떠나기로 작정한다. (관광객에 의존해 살아가는 방법은 그들의 자본에의 탄력에 의해 독립성과 영구성을 보존할 수 없으므로)

52년 봄 사탕 단풍 나무에서 시럽 채취를 마지막으로 자신이 지은 돌집, 농장, 밭을 뒤로하고 도시와 더 떨어진 메인 주 시골로 들어간다. 놀랍게도 두 부부의 나이는 92, 71.

너무 이르다’, ‘너무 늦다의 기준은 무엇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귀농자들을 위해 집짓기, 농사짓기, 농기구 다루기.

방문객들에 의해 사생활을 침해 받지 않기 위한 그들의 지혜. 비싼 보험료 대신 자주 병원 방문하기 등 구체적 사항들이 적혀있다.

 

그러나 내가 이 노부부에게서 배운 것은 삶은 현실이며 절박한 것이요, 중요하다. 그러나 그 절박함마저 진지하게 받아들여 깊이 생각하고 행동과 일치시켜 성실하게 살아내는 것, 그리고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자신의 생이 바로 만족한 삶이라는 전제하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마음이 시켜서 온 몸이 최선을 다해 이루어가는 은 기도요 도에 이룸이 아닐까. 부러웠던 것은 부부가 의논하고 합심하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이 대화와 사진으로 엮어져 있다. 아름다운 (자연보다도 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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