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몇장은 회의가 들었다. 책이 워낙 두꺼웠기 때문이기도 하고

원래 남의 서평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로쟈'라는 이름을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

늘 하던대로 '100-나이'법에 의해 60페이지까지만 읽어보기로 했다.

('100-나이'법은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책을 계속 읽어온 사람이라면 100에서 자신의 나이만큼을 뺀 페이지 만큼만 읽으면 이 책을 계속 읽을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선다는 법칙? 인데, 딱히 설득력 있는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었지만, 써먹어보니 정말 이 책을 더 읽어야 하나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 요긴했다.)

 

아무래도 이 책은 안 읽게 될 것 같다는 예감에서 계속 읽어내려가던 중 40페이지 쯤,

우리나라의 비독서문화는 매우 본능적인 데다 굳이 챛ㄱ을 읽어야 할 이유도 없으니, 책을 안 읽는 게 맞을 수도 있지만, 계속 책을 안 읽는다는게 또 매우 식상한 일이니, 안하던 일을 해본다는 취지에서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하는 의견 개진에서

어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니, 하고 놀랐고

56페이지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 대한 서평쯤에서는

고만 이 책을 사서봐야겠다는 구매충동까지 느꼈으니,

4페이지를 남기고 책과 나의 인연이 다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렵기도하고, 게다가 그의 책들은 내가 거의 안 읽어본 것들이라 생소하기도 하고.

그래도 꾸역꾸역 다 읽어놨더니.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아, 많이 배웠다.

이런 배부름을 느꼈달까.

 

세상은 넓고 책은 많고

배운 사람도, 똑똑한 사람도 정말 많구나.

다시 한번 느끼고.

 

한 주일을 다 이 책에 바쳤지만,

아깝지 않았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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