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재미있었다.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있다더니만, 과연 그렇기는 했다. 다만 흔치 않은 반전이긴 한데, 그 반전이 그냥 마음에 안든달까.
가끔 책을 읽다보면 뭐지? 이런 막장드라마 같은 전개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싫다는 것이 아니고, 막장드라마여서 오히려 좋기는 하다. 뭔가 밑도 끝도 아무 개연성 없이 그냥 내가 네 엄마였어 하는 그런 전개 말이다. 그런게 가끔 막장드라마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나면 참 신선한데, 예를 들면 그림책 <코끼리 왕 바바> 시리즈를 읽었을 때 느끼던 흥미진진함! 이런 것.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에서 주인공 미치오가 거미로 환생한 S를 죽였을 때, 물론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그 상황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아니지만서도, 너무 급작스런 전개에 ‘이게 뭐야, 그랬다고 죽이면 어떡해? 피해자가 간신히 환생했는데, 또 살해하면 어쩌자는 거야?’라고 소리지를 뻔 했다는... 여하튼 무척이지 재미있는 전개였다. 여타의 추리소설과는 조금 다르달까. 오히려 살인의 동기나 이런 측면에서는 더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뒤로 추리소설만 내내 읽어서 그런지, <모래의 여자>의 첫부분을 읽는 동안은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어쩌다 주인공은 함정에 빠진 것일까, 이제 남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런 의문들... 뭐, 한참을 몰입해 읽고 나서는 그런 생각도 없어졌지만.
<밀실살인게임>도 흥미진진했다. 마지막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 충격적이기도 했고. 다만,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의 저자의 작품이라는 것을 몰랐더라면 그 반전이 한층 더 놀라웠을텐데 싶기도 하고. 여하튼 우타노 쇼고 라는 작가의 작품은 챙겨 보게 될 것 같다.
이번주는 <밀실살인게임2.0>을 보고있다. <밀실살인게임-마니악스>도 읽을 예정이고. 2.0은 아직까지는 좀 지루하다.
이 지루함을 통쾌하게 날려 줄 반전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이제 9월이니... 추리소설은 이걸로 안녕.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