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중년의 나이에 시도해 보는 산행에 사춘기의 딸이 동행을 하면서 재발견한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관계를 잔잔하게 풀어가는 회상록이다.
고도 4200m의 그랜드 티턴과 세계 7대 정상의 아콩가를 우여곡절 끝에 정복하는 동안의 시시각각의 모험과 고통을 이겨내면서 겪는 체험, 또 자연과 인간이 가깝게 접근해 가면서의 묘미가 나이가 들어가는 아버지와 어른이 되어가는 딸의 삶에 아름답게 녹아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품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가는 딸을 보면서 함께했던 시간을 소중해하며 귀여웠던 추억들을 돌이켜보는 애잔함과 애틋해하는 과정을 읽어가며 중년이라는 불확실한 높이에서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케 한다.
저자는 그 산에서 영원을 먹고사는 정신의 상징을 보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건 백설의 대우주 속에서는 두 점에 불과한 부녀의 마주친 눈빛? 맞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체온? 되돌이킬 수 없는 먼 옛날의 가족 간의 추억? 정상에서 자연과 화해하고 하나가 됨을 느꼈을 때의 짜릿함? 무엇을 본 것일까...
운이 좋은 남자는 첫아이를 딸을 얻는다.(스페인 속담인데 이글을 내게 깨우치려고 은정이가 이 책을 선물했나?)
이 외로운 산들로부터 무엇을 드러낼 수 있을까?(에밀리 브론테)
내가 산을 바라보자 산은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산이었다.
힘든 무브를 하기 직전 앞을 바라보다가 이해를 하게 되는 그 절묘한 순간, 그 순간에 왜 산에 오르냐는 질문에 적절한 답이 있을까?
환희는 탐험하는 몸의 노력과 그 뒤에 이어지는 더 힘겨운 노력 사이의 짧은 휴식 시간에 오는 것 같다.
저자는 하산 중에 말한다. “우리는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절대로 희미해지지 않을 기억을 가져왔고 우리 영혼의 한계를 넘는 생각을 두고 왔다.”라고.
모험은 그냥 모험이 아닌 것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때로는 미묘하게 때로는 심오하게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특히 부모로서의 모험보다 더 미묘하고 더 심오한 것은 없음을 저자 노먼은 딸을 보면서 가슴 깊이 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