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이었다. 죽도록 피곤한 몸으로 수프 그릇을 들고 막사 바닥에 앉아 있는데 동료 하나가 달려왔다. 집합장으로 가서 해가 지는 멋진 풍경을 보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서 빛나는 서쪽, 짙은 청색에서 핏빛으로 끊임없이 색과 모양이 변하는 구름과 살아 숨 쉬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진흙 바닥에 생긴 웅덩이에 비친 하늘과 빛나는 풍경이 잿빛으로 지은 초라한 막사와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었다. 감동을 받은 사람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잠시 뒤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니!"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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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아내가 아직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몰랐다.
그러나 한 가지 아는 게 있었다. 그제야 깨달은 것인데,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초월해서 더 먼 곳까지 간다는 것이었다. 사랑은영적인 존재, 내적인 자아 안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갖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는 존재하지 않든, 아직 살았든 죽었든 그런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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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었다.
높이 세운 옷깃으로 입을 감싸고 있던 옆의 남자가 갑자기 이렇게 속삭였다.
"만약 마누라들이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는 꼴을 본다면 어떨까요? 제발이지 마누라들이 수용소에 잘 있으면서 지금 우리가 당하고있는 일을 몰랐으면 좋겠소."
그 말을 듣자 아내 생각이 났다. 빙판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수없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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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내면의 자아는 다른 사람들보다 덜손상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가혹한현실에서 빠져나와 내적인 풍요로움과 영적인 자유가 넘치는 세계로 도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별로 건강해 보이지 않는사람이 체력이 강한 사람보다 수용소에서 더 잘 견딘다는 역설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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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몇 시간 머물다 다시 기차가 출발했다. 내가 자라고 살았던 바로 그 동네가 여기 있는데! 밖이 보이는 구멍 주위로는 등에 수용소 생활의 햇수를 알리는 번호를 붙인 젊은이들이 모여 서 있었다.
이런 여행이 꽤 신나는지 구멍으로 열심히 밖을 내다봤다. 그들에게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 앞에 좀 세워 달라고 애원했다. 창문 밖에보이는 것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려고 애쓰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들어주지 않았고, 무례하게 비꼬면서 비웃었다.
"여기서 오래 살았다고? 뭐야. 그러면 이미 실컷 봤겠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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