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자체가 사실 불륜적 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파우스트에서도 사랑에 빠진 그레첸이 가족을 부담스러워 하는 장면만 봐도 그렇다.더욱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랑 역시 알게모르게 경제적 공동체로서의 매춘부적 사랑임을 포착할 수 있다.누군가를 비난해서 나를 정당화하는 태도를 지니는 경우도 있다면 매춘부를 향한 싸늘한 눈초리는 사유할만 하다.코엘료의 불륜은 불륜당사자들을 관대한 시선으로 나아가 사랑함 그 자체에 대해 다시 보게 한다.현실의 남편들은 대다수가 작중 인물처럼 무량한 자비심을 지니고 있진 않겠지만 우리에게 하나의 태도의 범례를 보여주고 있다.불륜을 바라보는 반성적 태도. 이것만으로도 책을 읽기 전의 나와는 달라진 나이다.
파우스트를 읽으면서 참조한 책이다.신학적 담론에서의 악과 악마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지만 이 논의는 워낙 지난한 난점을 내포하고 있어 이해가 쉽다고만은 할 수 없다.하지만 악 혹은 악마가 무어다라고 규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에 대한 의식적 직면과 자아에 통합하는 게 긴요함을 알 수 있다.당연히 융의 사상이 중심이 되어 이를 잘 논술하고 있다.메피스토의 말, 차라투스트라에서의 난쟁이의 말 모두 깨달음에 가까운 말이라는 걸 통합의식을 향할 때 알아채릴 수 있음은 큰 수확이었다.(번역도 매우 매끄럽다)
여자 없는 남자가 되고나서 최초로 읽게 된 이 책은 내게 큰 위안과 치유를 주었다.상처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모른 나는 침묵과 피눈물로만 나날을 보내고 있었기에 단편 하나하나가 가슴을 뚫고 들어온 것이다.상실, 그것도 목숨을 던질만할 상실을 겪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러니까 <허조그>를 쓴 솔 벨로 같은 상처를 당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글을 쓸 수 없을 것이다.귀천하지 못한 영혼이 무속인을 통해 내게 이별과 그로인한 고통을 계시했을 때도 나는 믿지 않을 정도로 사랑의 신뢰 위에 포근한 잠을 자고 있었다.사치스러운 실존주의적 멜랑콜리가 어느덧 선혈이 낭자한 분노와 우울로 뒤바뀌어 버리고 고통에 못이겨 단말마의 신음이 나날을 사로 잡았다.그러니 이 책이 내게는 얼마나 눈물이고 지푸라기였는지......여자없는 지금, 다행히 어떤 의미가 담긴 것인지 사태를 음미할 수 있게 된건, 그리고 어느정도 감사함을 지니게 된건 전적으로 하루키가 들려준 이야기 덕분이다."모든 여자는 거짓말을 하기 위한 특별한 독립기관을 태생적으로 갖추고 있다, 는 것이 도카이의 개인적인 의견이었다. 어떤 거짓말을 언제 어떻게 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모든 여자는 어느 시점에 반드시, 그것도 중요한 일로 거짓말을 한다. 중요하지 않은 일로도 물론 거짓말을 하지만 그건 제쳐두고, 아무튼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때 대부분의 여자들은 얼굴빛 하나, 목소리 하나 바뀌지 않는다."<독립기관> 중에서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내 나름으로 주역을 사주에 응용해왔다. 특히 대운과 관련한 주역의 적용은 내담자에게 유효한 조언과 향방을 말해줄 수 있어 유용을 넘어 신비함마저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이런 나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다.하지만 주역을 사주와 연접시켜 예측의 정확성은 물론이려니와 한 차원 수준 높은 명리적 담론을 형성했다는 면에서 그 의의가 크다.명리'학'에 관심을 둔 학인이라면 일별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