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 2 - 자립편 청춘의 문 2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츠키 히로유키라는 사람을 이번 책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매우 유명한 책이자 매우 영향력있는 작가였었다. 그동안 일본 문학을 열심히 공부해왔지만, 대부분 근대문학쪽에만 관심을 두어서 현대문학은 잘 몰랐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1부와 2부를 읽고 난 뒤에 느낀 생각은 참 남달랐다. 현대작가의 눈에서 바라본 근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배웠던 내용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1부에서 이부키 신스케가 고향을 드디어 떠나 도쿄로 대학을 진학하게 되고, 2부에서는 그 도쿄 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도쿄는 후쿠오카 출신인 신스케에게 차갑기만한 도시였다. 그리고 대학의 생활이란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어른들의 사회이기도 하였다. 문학을 공부하게 되면서 신스케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을 읽기도 하고, 자연주의와 마르크스주의나 시라카바파 등 여러 문학사조들을 알게모르게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이런 모든 문학파들을 나는 지금까지 공부로만 배워왔었다. 일본 문학사라는 공부로 말이다. 그런데 신스케를 통해서 그 시절의 느낌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조금은 묘했다. 근대의 작가들의 생생함과는 다른, 현대 작가의 손끝에서 나오는 근대의 냄새였던 것이다.

 

신스케의 첫사랑이기도 한 오리에와의 연인은 도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신스케를 쫓아서 도쿄로 오게된 오리에는 왠지 모르게 변해있는 신스케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하지만 신스케에게 몇번이고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을 확인해 보기도 하는 그녀와의 관계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리에는 언젠가부터 카페 여급이거나 술집에서 일하게 되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대학생인 신분과 여급의 신분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성에 점차 눈뜨고 있는 신스케에게 오리에는 성에 차지 않았기도 하였다. 작가는 이렇게 오리에가 아닌 다른 여러 여자들과의 관계에서 점차 여성을 느끼게 되는 신스케의 섬세한 심정변화를 아주 자세하게 그리고 있었다.

 

오해와 질투로 인하여 얼룩진 신스케와 오리에의 관계는 다시 멀어지게 되었고, 신스케에게는 왠지 학교가 더 이상 중요하지만은 않은 학생이 되어버린다. 실제로 이츠키 히로유키 자신도 와세다 대학교 노어문학과를 중퇴한 상태였다. 충격으로 떠나버린 오리에에 대한 신스케의 연민은 여전히 남아있고 짙기만 하다. 어느날 듣게된 오리에의 소식은 그녀가 삿포로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 신스케는 이번엔 자신이 오리에를 찾으러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게 2부가 막을 내렸다.

 

왠지 이야기의 끝이 더 있을 것 같아서 야후 재팬을 검색해 봤더니 역시 그러했다. 이 청춘의 문은 총 8편까지 이어지는 대작이었고, 단행본으로는 7편까지 간행되었으며, 계속 신문에 연재되었던 대하소설이었던 것이다. 현재 정식으로 번역 출간된 청춘의 문은 이 2권이 전부인 것이다. 앞으로도 7편까지 꾸준히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으며, 동시에 단행본으로 엮어지지 않았던 8편도 어떻게든 모아서 끝편까지 전부다 볼 수 있도록 번역본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수차례 영화화와 드라마화되고, 또한 만화화까지 되었던 이 작품은 신스케라는 소년이 청년이 되고, 그리고 계속 성장해 나가는 그런 성장소설인 것이다. 우리는 그의 말로까지 엿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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