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도둑 놈! 놈! 놈! 읽기의 즐거움 6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유혜자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동화이다. 우리에겐 친숙하지 않은 독일어계 소설이라서 나오는 아이들의 이름이 조금은 생소하지만 그래도 지은이에 대해서 조금만 알아보자면, 오스트리아 출신의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라는 작가로, 수 많은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이번에 개암나무를 통해서 출판된 이 책은 11살 동갑내기 소년소녀들의 모험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무퍼 마이어와 페리 무핑거, 리제 슈무퍼라는 세 아이들과 동갑내기 친구들과 주변인물들을 먼저 소개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판화같은 삽화들은 그동안 우리가 봐 왔던 캐릭터들과는 너무나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래서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이내 보다보니 이 그림도 적응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제2외국어로 학교에서 독일어를 배웠었는데, 그 때 독일어 교과서에 나와있는 그림들이 지금까지 접했던 일러스트와는 달리 좀 거친 느낌의 그림들이어서 반 친구들과 재밌어했던 기억이 있다. 왠지 일러스트의 느낌은 코가 서양인이면서도 훨씬 더 크고, 동작도 더 오버된 느낌의 일러스트들이었던 것이다. 이 책의 일러스트 역시 조금은 투박하면서도 미국의 디즈니사에서 보던 그림같이 예쁘장하지만은 않은 그런 느낌의 그림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더욱 말썽꾸러기 느낌을 부각시켜주는 효과도 주었다.

 

아이들만의 추리라는 모티브가 참 마음에 들었다. 11살만의 감성을 살려내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 동화작가들은 어떻게 이런 또래들의 생각과 마음을 이끌어내는지 지금도 참 궁금하다. 그들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이미 경험한 일이기는 하지만 기억해내기는 정말 쉽지 않은 능력인데 말이다. 초등학생 대상용이라서 그런지 이야기는 꽤 복잡했고, 내용도 길었다. 내가 초등학교때 읽었던 책들의 내용이 조금씩 떠오르기까지 했다. 그 때는 한창 귀여운 마녀이야기나 신비로운 나라에서 온 소인들에 대한 내용들을 주로 읽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런 책들이 집에 하나도 남아있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고, 나름대로 시리즈물로 나왔던 이야기들이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확장시켜주면서 또한 교훈도 주어야 하는 어린이용 동화는 어른용 소설보다 훨씬 어렵다. 무엇이든 따라하려고 하는 습성을 가진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 막판에 교훈을 주지 않으면 그대로 실행하려 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패턴은 동일하다. 하지만 사소한 이야기 소재라든지 지적하는 부분이 우리 한국 정서와는 조금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무심결에 세계화 되어가는 것일까? 다른 문화를 책을 읽으면서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게 될지도 모르겠다.

 

뱃속의 아이가 점점 자라나면서 앞으로 읽어줘야 할 얘기들이 산더미처럼 많을 텐데, 이 책은 긴 내용이어서 더 오랜시간 읽어줄 수 있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이 책을 읽으려 할때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에 만나게 된 이 책 역시 아이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책 중에 한 권이 되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내가 읽을 소설과 함께 앞으로 태어날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들을 하나하나 선별해서 모아가는 것이 나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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