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CSI - 치밀한 범죄자를 추적하는 한국형 과학수사의 모든 것
표창원.유제설 지음 / 북라이프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네, 법의학에 대해 설명해보게."

이것이 바로 내가 법대 면접을 볼 때 나왔던 질문이었다. 이미 10년이나 훨씬 지난 일인데, 이 때 나는 법의학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었고, 지금처럼 CSI 드라마가 인기있지도 않았던 때였다. 그 결과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는 못했지만 면접 교수님으로부터 법의학은 그게 아니라 이거다라는 친절한 설명을 듣고 면접실을 나왔다. 그 결과는? 나는 법대생이 되어 법대를 졸업한 여자다. 하지만 지금은 복수전공과목을 살려서 일하고 있다.

 

어쨌든, 나에게 이 <한국의 CSI>라는 책은 법대 면접날을 떠올리게 해 주는 책이기도 했으며, 한동안 열광하면서 봤던 미드 CSI에 대한 생각을 다시 떠올리게 해 주는 책이었다. CSI는 책에도 나와있듯이 라스베이거스편이 오리지널로 나중에 마이애미와 뉴욕버전이 나왔다. 나는 한창 마이애미가 인기가 있을 때, 마이애미 시리즈를 보면서 호레이쇼 반장님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고 그 다음엔 뉴욕 맥반장한테 푹 빠져버렸다. 지금도 이 미드는 케이블에서 한창 방영중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한국의 CSI란 무엇인가? 이 책을 지었다는 표창원과 유제설은 책 날개에 붙어있는 설명만 보아도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둘 다 현장경험 풍부한 프로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프로파일링을 통하여 탄생한 이 책에는 생생한 현장의 사진과 국내외 주요 사건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주로 외국의 예시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한국의 김성재라는 가수의 사건까지 다루고 있는 것은 현장성을 더욱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이 책에서 말 하듯이 CSI라는 미드에서 보여주는 것들이 매우 전문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장 감식에 대한 상식이 얼마나 발달하고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고, 이에는 수 많은 CSI와 같은 외국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었다.

 

수 많은 미결사건들, 미스테리로 남아버린 사건들이 얽히고 설킨 증거 자료들의 수풀 속에서 공중부양되어 있다. 그런 사건들이 더 이상 남겨지지 않기 위해서, 그늘 속에서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는 현장 감식반들의 노고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올바른 현장 감식과 미디어의 도움을 요청하고자하는 이 책의 취지는 충분히 전달 되었을 것이다. 내가 미드 CSI를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스스로 사건을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내가 "나 그런거 알아, 나도 봤어"라면서 아는 척 할 수도 없는 것이 진짜 사건인 것이다. 외국의 배심원제도가 도입되어서 일반인들의 판단이 실제 재판에 사용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이런 현장 검증에 대한 지식도 물론 필요하지만, 이를 자만하려는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