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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 1 - 고향편 ㅣ 청춘의 문 1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박현미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츠키 히로유키의 장편소설 <청춘의 문>. 그 1권은 고향편이다. 원래는 치쿠호편으로 치쿠호라는 지명을 딴 것이지만, 번역본은 치쿠호를 고향으로 여겨 고향편으로 발매가 되었다. 후쿠오카의 광산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부키 신스케라는 소년이 그 주인공이다. 그 주인공의 삶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 작가는 그의 할아버지 시절부터 시작하여, 그의 아버지의 용맹성과 계모의 아름다움 등까지 구구절절 묘사를 한다. 그 3대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고, 결코 순탄치가 않은 삶이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삶에는 용맹함과 남들로 하여금 우러러 보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기상을 이어받은 신스케라는 소년이 어떻게 자라났는지를 엿볼 수 있다.
광산마을에서 등에 새빨간 거미 문신을 해서 더 유명해진 '거미줄 타고 올라가는 거미 주조'라는 별명을 가진 아버지를 가진 신스케. 그의 아버지의 용맹함과 죽기 전까지 보여줬던 모습은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를 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하나와 류고로라는 사람까지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정의를 위해서 몸을 바친 그의 모습때문에 그는 자라나면서부터 아버지의 그늘을 계속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성 이부키만 들어도 다들 니가 바로 그 주조의 아들이냐면서 좋은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었다.
그런 신스케에게 어머니, 즉 친 어머니는 아니지만 자신을 친 아들처럼 아끼는 계모 다에에 대한 사랑은 여성에 대한 사랑을 닮아 있었다. 어머니를 왠지 여자로서 느끼게 된 순간부터 신스케는 어머니 앞에 서는것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같은 동네 꼬마로만 알고 지냈던 오리에라는 소녀에게도 한순간의 호기심으로 성에 대한 장난을 쳤던 그날, 어머니가 알아버릴까 하는 수치심에 광산 꼭대기에 올라가 온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사건도 있었다.
때가 때이니만큼 조선과의 관계까지 소설속에는 등장하고 있다. 일본이 전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면서 한국에서 들어온 조선인들도 광산 마을에서 일을 하게 된다. 조선인 꼬마를 괴롭혔다는 것, 그것이 단 한명의 조선인을 여러명의 일본인이 괴롭혔다는 것이 탐탁치 않아, 스스로 혼자서 조선인 마을에 쳐들어가 일대일 결투를 신청했던 신스케. 그 일을 계기로 알게 된 김주열이라는 사람과의 관계까지, 이야기는 폭 넓게 흘러간다.
신스케라는 소년을 통해서 광산 마을의 배경으로 한 당시 일본과 조선의 역사적 이야기까지 엿볼 수 있는 이 대하 드라마는, 그 2편인 자립편으로 이어진다. 과연 야쿠자 마을로 입성하게 된 신스케와 그의 어머니 다에의 일생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 행보에 주목할 만한 아주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