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사노 히로미 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본 작가인데요

66 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은 작가더라고요

이번 책은 사노 히로미의 작품이 한국에 처음으로 들어온 소설로

<누군가 이 마을에서>라는 제목으로 작년 2022년에 일본에서 발간되었습니다

'동조 압력' 미스터리라니 생소한 용어 아닌가요?

네 맞아요 그 뜻

다 같이 동조해서 은연중에 따르도록 압박을 하고 압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정말로 있을 법한 일이기에 더 소름이 끼쳤습니다

책 표지를 보면 단독주택들이 늘어서 있는 마을의 모습이 보여요

그 소실점은 안개처럼 혹은 모래먼지가 가득 쌓인듯이 불분명해 보이는데요

이 그림은 책을 뒷표지까지 좌악 펼쳐서 보면 더 확실한 이미지가 나옵니다

책을 읽다보면 소설 속의 마을이 나오는데요

그 마을의 특정한 집이 이런 식이겠구나 라는 이미지가 반영된 것 같아요

비슷해 보이는 집들의 연속선에서

그 맨 가장자리에 있는 집

옆집이라고는 양쪽에 있지 않고 한쪽에만 있는 집

바로 끝집이에요

뒷마당에 얼핏 보이는 공터는 생각보다는 넓어서

매화나무도 거뜬히 심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어 보이고요


작가가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았다고 했는데요

이 상은 에도가와 란포라는 추리 소설을 썼던 일본 작가를 기리는 상이기에

사노 히로미의 이 책은 자연스레 추리물쪽이겠구나 하시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상을 받은 '내가 사라지다'라는 소설도 궁금해졌어요

이 책 <누군가 이 마을에서>로 한국 독자들과 처음 만났으니

다른 작품도 곧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설은 약 440쪽이 약간 넘는데요 그 책의 두께에 비하여

이야기 전개 속도도 그렇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그 연결고리에 빠져들어

매우 빠르게 읽었습니다 전 하루정도 걸려서 다 읽었어요

다행히 주말에 읽어서 방해받지 않고 시간을 투자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100페이지 정도 남았을때는 자야할 시간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아서 끝까지 읽고 잤는데 금세 읽어버렸어요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범인이 드러나는 장면이라 뒤가 너무 궁금했거든요

이 소설 속에서는 크게 두가지 사건이 벌어집니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였던 사건이 알고보니 하나의 큰 길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헤어진 가족을 찾고 싶다는 보육원 출신 여자의 의로에서 시작된 사건과

19년전 일어났던 어린이 유괴사건을 파헤치다보니

그 두사건이 연결고리를 알게 되었고

그 두 사건이 한 마을에서 벌어졌으며

그 마을에 찾아가 수사를 하다가 맞닥뜨리게 되는 무시무시한

진실의 내막을 알게 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참 특이한 마을이 있어요

아이가 실종되었는데 경찰서에 연락하기 전에

무조건 마을의 방범대로 연락을 하라고 합니다

왜일까요?

그리고 연락했던 경찰들조차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채

사건을 덮어버리게 됩니다

아이를 잃은 엄마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픈데

아이의 아빠는 태도가 이상해요


가족 실종 사건을 쫓다보니 나온 마을의 이름은 '하토하 지구'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지만

그 묘한 분위기의 마을은 있을법한 곳이라 더욱 소름끼칩니다

하토하 지구에서 일어난 두가지 사건

즉 유괴사건과 일가족 실종사건

두 사건 모두 진범이 밝혀지지 않은 채 미제로 종결되고

게다가 언론에서도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은채 끝나버립니다

무언가 어수선한 실제 사회 같죠?

억울한 죽음을 당했는데도 속 시원하게 사건은 해결되지 않고

범인이 밝혀지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누군가를 두둔하면 두둔한 쪽까지 연대 책임을 물게 되어서

결국은 약자의 편에 아무도 서게 되지 않는 사회요..

작가의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고 해요

소설 속의 가상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들여다보면

세상의 축소판이 소설 속 공간에 있다고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곳이라고 믿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때의 충격말이죠..

이상한 마을을 조사하러 간 마사키라는 사람에게

그 마을을 잘 알고 있는 곤도라는 민박 주인의 정보는

꽤 쓸모있는 것이 많았습니다

아니 전부라고 할 수 있죠

그 땅과도 매우 관련있고 예전부터 그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조사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이 곤도라는 민박집 주인 할아버지는 그 후로도

여러가지 도움을 주면서 마사키와 이와타와 함께 합니다

추리 소설이기때문에 내용을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이 소설 안에서도 주인공 마사키의 딸 에리와의 에피소드와

이와타 변호사의 젊은 시절 에피소드가

계속 본 사건과 연관지어 나옵니다

그러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그 일들을 겹쳐서 떠올리며

반성을 하기도 합니다

소설에 나오는 사건들이 너무나 안타깝기도 하고

실종사건의 진실은 너무나 잔혹하기도 했는데

결국은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고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게 되는 지도 소설 말미에 에필로그처럼 나옵니다

불행한 일은 벌어졌지만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또 다시 벌어질 뻔한 불행한 일을

다행히 막을 수 있었던 점

그리고 영원히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그 두터운 방패를 해체 했다는 점에서 소설의 결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다시 한 번 실제로 있을법한 일이라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드네요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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