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 -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장요세파 지음 / 파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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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파 수녀님의 그림에 대한 책을

저는 이 책으로 처음 접해봅니다^^

벌써 세 번째 책인가봐요

<그림이 기도가 될 때>

<모자라고도 넘치는 고요>라는 책을

이미 파람북에서 출판이 되었습니다

이번 책 표지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이 표지 그림은 '빌헬름 하메르스회'라는 작가의 작품인데

책 75페이지에 나옵니다

이 그림에 대한 내용은

'여인에게서 발산된 희망의 빛'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다루어집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배경 속에 유일하게 열린 창으로

한 여인의 머리가 나옵니다

빼꼼히 내민 그 곳에만 빛이 비춥니다

창원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봉쇄수녀원에서 수도하고 있는

장요세파 수녀님의 입장으로 보여지는건 저뿐만일까요? ^^

마치 봉쇄수녀원에서 그림을 통해 바깥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요세파 수녀님의 모습같아보입니다


책은 크게 4장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종교와 연결시켜 그림을 이야기할때도 있고

오로지 화가의 이야기만 아니면 그림 자체의 이야기만 할 때도 있어요

전 둘 다 좋았습니다

전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인데

수 많은 명화들을 보면 종교화의 비율이 높기때문에

수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그림에 대한 해석이 항상 궁금했거든요

요세파 수녀님의 글 솜씨가 좋고

문장이 유려해서 그런지 흘러가는 구름처럼

술술 잘 읽혔습니다


단숨에 보는 이를 압도해버리는 이 그림은

그 유명한 '카라바조'의 <끌려가는 그리스도>입니다

최근에 영국 내셔널 특별전을 했는데

그 곳에도 <도마뱀에 물린 소년>이라는 카라바조의 그림이 왔어요

그 그림 역시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카라바조만의 대단한 그림의 힘이 느껴졌습니다

이 그림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책으로 보는 작은 사진이지만 압도적인 힘이 느껴집니다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 그리고 빛의 표현이 너무 대단합니다

책에는 카라바조의 다른 그림도 나오고

카라바조의 초상을 다른 화가가 그린것도 나옵니다

그리고 카라바조의 방탕한(?) 삶도 함께 조명되죠

반복적으로 나오는 화가들의 작품들이 몇몇 있어요

그게 또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되기도 했습니다^^

램브란트의 그림인데 이 그림도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죄 없는 자부터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아무도 돌을 던질 수 없었죠

죄를 지은 여인의 하얀 옷에서 마치 광채가 나는 듯 합니다

램브란트 특유의 부드러운 붓터치로 인해

그림에서 따스함이 묻어나는데요

간음한 여인을 그렸지만 오히려 더 예수보다 성스러워 보이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램브란트도 그의 화려하고 멋진 그림 뒤에

혼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은 후기의 삶을 보면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는데요

이렇게 화가의 그림과 그에 대비되는

그 화가의 삶을 찾아보면 너무나 가슴 아픈일이 많아요

이 책에서 고흐의 그림도 몇 점 다루는데요

고흐의 안타까운 삶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리야 레핀의 그림도 매우 인상적이죠?

수녀님도 이 책에서 일리야 레핀의 그림을 다수 다루고 있습니다

톨스토이를 그린 그림부터

배를 끄는 사람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귀환,

이반 뇌제와 아들을 그린 그림까지

정말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프고 멍하기까지 한

일리야 레핀의 그림들이었어요

다른 책에서도 일리야 레핀의 그림은 여러번 보았는데

이렇게 또 레핀의 그림만 자주 나오는 책을 보니

새삼 일리야 레핀의 그림의 위대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표정이나 몸짓에서 느껴지는 러시아 사람들의 고단함과

슬픔, 놀라움 등등

나중에 개인적으로 일리야 레핀에 대해서만 더 알아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림하면 다빈치, 조각하면 미켈란젤로 아니겠습니까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에 그려져있는 미켈란젤로의 얼굴을 보세요

저 거죽만 있는 몸체에 그려진 것이 바로 미켈란젤로의 얼굴입니다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그림에서는 저 근육 표현이 정말 멋진데요

덕분에 미켈란젤로가 그린 여성들도 죄다 우락부락합니다

저는 최근에 리움미술관에서 열렸던 카텔란 전시회에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작게 축소한 공간에 가봤어요

거기에서 죄대한 자세히 보고 싶었으나

안경을써도 천장화는 자세히 보이지 않았어요

이렇게 책으로나마 다시 그림을 접하네요

이 그림에 얽힌 이야기도 엄청 많고

미켈란젤로의 일생을 담은 영화도 있었는데

그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싶어졌습니다

요세파 수녀님이 풀어주는 이야기보따리를 읽다보니

어느새 책 한권을 훌쩍 다 읽어버렸는데요

종교가 있는 분도 없는 분도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어요

그림에 관심있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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