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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잠수복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2년 6월
평점 :
오쿠다 히데오 소설은 정말 오래간만이었습니다.
<공중그네>와 <남쪽으로 튀어!>까지만 읽고
그 후에는 오쿠다 히데오 소설은 읽지 않았었거든요
정말 오래전이죠?
그런데 이번에 오쿠다 히데오의 새 단편집이 나왔습니다.
아련한 추억속의 작가 이름을 들으니 너무 읽고 싶어졌어요
연한 파스텔 핑크색 표지에
우주복같은 잠수복을 입은 아빠의 그림이라니..
엉뚱해 보이면서도 코로나 시대에 지친 사람들을 지켜준다는 스토리가 있다니
궁금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책 뒤편 모습이에요
총 5편의 단편에 대한 소개가 짧막하게 쓰여있는데요
전 일부러 소개글 안읽고 읽었어요
단편 하나씩 볼때마다 소개글을 읽었는데
아니?! 거의 스포인데요?
크하핫 그런데 큰 스포는 아니지만
본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미리 안읽어두는게 좋을 것 같긴 해요^^
전 읽어나가면서 이야기의 전개가 이렇게 되는구나 했던 부분이 재밌었거든요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는게 차에 시동을 걸고 천천히 드라이브 하다가
이야기의 변곡점에서 독자도 함께 좌회전 하고 우회전 해야하는데
이렇게 소개글을 덜컥 읽어버린채 독서를 시작하면
뭔가 내비게이션을 틀어놓고 전체 경로를 미리 다 봐버린 느낌이거든요
저는 익숙한 작가이지만 오쿠다 히데오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작가 약력을 보여드릴게요
요즘 읽게 되는 책들의 작가들이 뭔가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겠지만
종종 제 어머니와 동년배인 분들이 많더군요
그만큼 내공이 엄청 쌓인 작가들의 책을 읽었던거겠죠?
아무튼 오쿠다 히데오는 <인 더 풀>로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고
(그러고보니 인더풀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공중그네>로 드디어 나오키상을 수상합니다.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작가였던게 기억나요
등장인물들도 색채가 강했고요^^
초기 소설 이후에도 꾸준히 다작을 하고 있는 작가이니
그동안 못읽었던 작품들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책 표지 앞 뒤를 요리조리 보면
책에 나와있는 이야기 요소들이 다 나와요
단편 하나씩 읽으면서 그에 맞는 일러스트 찾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첫번째 이야기인 '바닷가의 집'이라는 단편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여운을 느끼고 싶어서
책을 잠시 덮어두고 눈을 감고 바닷가의 집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잔잔하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였어요
요즘 저는 미야베 미유키(미미여사)의 에도시리즈 중
오치카가 등장하는 미시마야 변조괴담 시리즈를 읽고 있거든요
그래서 약간 비슷한 흐름을 느끼기도 하면서
전혀 다른 결이라 색다르기도 했어요
직접 가보고 싶은 바닷가의 집이었습니다.
이 단편은 정말 추천이요^^
두번째 이야기인 '파이트 클럽'
영화 파이트 클럽 보신분들이라면 반가울 제목입니다.
브래드피트와 에드워드 노튼의 앙상블에
데이빗 핀처 작품이라 미친 흡입력을 보여주는 대단한 영화였죠
이 단편 파이트 클럽은 조금 결이 다르지만
다 읽고 나면 뭔가 첫번째 단편과 결이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세번째 이야기 '점쟁이'를 읽고 나면
어라? 이것까지 결이 비슷하네 하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지만
점쟁이도 나름 재미가 있었어요
네번째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코로나와 잠수복'이죠
제목만 보고서는 대체 무슨 이야기일까 했는데
읽어보니까 작년 제가 겪었던 일이 생각나면서
매우 공감되었던 이야기였어요
작년에 저희 가족도 코로나에 걸려서 집안에서 격리도 하고
따로 떨어져있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던지라
이 작품이 남의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야기내에서는 참 아기자기하게 잘 풀어가서
정말 코로나를 겪었던 사람도
코로나 시대를 지내고 있는 우리에게
한숨 돌리게 해주는 위로를 받았어요
마지막 이야기는 '판다를 타고서'
판다가 대체 뭘까? 했더니 자동차 이름이었더군요
전 잘 모르는 차종이었는데 일러스트에 그려진
빨간 차를 계속 떠올리면서 읽어나갔어요
알수 없는 여정을 따라가며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꼈어요
참 신기한 우연의 연속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구나 하며
역시 작가는 작가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들어 저는 종이책에 곁들여
ebook을 많이 보게 되었어요
ebook 리더기를 사게 되면서 그 편함을 느꼈더니
종이책보다 오히려 ebook을 더 자주보게 되었어요
그래서그런지 종이책을 보게될 때마다
이렇게 글씨가 작았나?! 싶은 책들이 종종 있어요
그래서 찍은 페이지입니다.
글씨 크기나 폰트 여백등을 미리 보실 수 있도록요
여백도 충분하고 폰트도 좋습니다^^
빽빽하지 않은 느낌이라 읽기 편해요
그리고 책 자체도 크지 않은 사이즈라서
휴가철이나 주말에 가방에 넣고 카페가서 읽기 좋을 것 같아요!
예전 초창기의 오쿠다 히데오의 글과는 결이 많이 달라졌어요
무언가 많이 순화되었다는 느낌!
하지만 작가가 나이가 들면 그 글도 같이 비슷한 분위기로 성숙해가는 거겠죠!
간만에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었는데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분 좋은 5개의 단편들을 다 읽고 난 후 책을 덮으면
그려져 있는 일러스트들을 찬찬히 다시 보면서
이야기를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책이었어요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책!
추천합니다^^
-본 도서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을 통해
도서출판 북로드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서평은 개인적인 견해를 담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