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빛의 음악 (린즐리 캐머런, 2007, 이제이북스)

 - 장애 아들을 작곡가로 키운 오에 겐자부로의 이야기  

 : 방점이 '천재형 자폐아' 혹은 '오에 히카리'에 찍히기도 하지만, 오에 겐자부로의 일생과 작품을 개괄적으로 이해하기 좋은 책. 조만간 읽을 <개인적 체험>에 대한 코멘트를 발췌해둔다.

   

   
 

(...) 그는 언젠가 아프리카에 가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입시 학원 강사다. 버드의 아내는 막 아이를 낳으려는 참인데 버드는 부모가 되고 나면 무책임한 젊음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며, 아프리카 모험과 같은 기회들은 아예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생각에 괴로워하고 있다. 주인공은 아들이 태어나고 그 아이가 신체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신이 어떤 결단을 내리기 전에 그 아이가 죽어 버렸으면 하고 바란다.

장모와 그는 그 사실을 아내에게는 알라지 않기로 하지만, 그 아이가 죽지 않고 자라는 걸 보면서 깊은 좌절감과 공포에 빠지게 된다. 그는 아이가 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 아이가 계속 살아 있다는 사실이 버드를 압박했으며 심지어 그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그는 직업을 잃었고, 그러다가 여자 친구와 함께 집요하게 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아이를 죽이고 아프리카로 도망갈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결국 버드는 아이를 버리지 못한다. "나는 왜 그 기형아를 냉혹하게 다루지 못했을까?" 버드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렇게 열심히 방어했던 나 자신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 대답은 실로 무서운 것이었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그리고 그는 여자 친구의 끈질긴 만류를 뿌리치고 아이를 구하러 급히 달려간다. 그 아이는 수술을 받고 살아나고 뇌 탈장은 오진이었음이 밝혀진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작가는 아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아이는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심각한 지체를 겪을 수도 있다. 어쨌든 버드는 정신을 차리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다시 직장을 구한다. 

~ 이 소설에는 감상적인 면이 전혀 없다. 버드가 '식물인간 아이'에게 전념하게 되면, 그는 영원히 자유를 빼앗기게 될 것이 분명하며, 그 아이를 죽인다고 하더라도 그의 자유를 가치 있게 하는 주변의 모든 것이 파괴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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